김정은 "새 장거리 타격수단 선보일 것"…대남 위협 강도 더 높여
"새 장거리 타격수단, 적들이 곧 알게 만들 것"…추가 도발 암시
올해 탄도미사일 8회 발사…짧은 도발 주기 속 신기술 과시 경향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북한이 6·25전쟁 76주년인 지난 25일 미사일, 방사포 등 개량 무기체계를 시험발사하며 남한을 향해 미사일 위협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발사 현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발전 상황을 "적들이 알게 만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이 조만간 한반도 전역을 타깃으로 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김 총비서가 전날 '국방발전 5개년 목표 수행을 위한 포 및 미사일 무력 현대화 사업계획'에 따라 국방과학연구기관들의 중요 무기시험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시험발사에서 개량형 240㎜ 24연장 방사포, '특수사명 전투부'(특수임무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155㎜ 자행평곡사포(자주포)용 사거리 연장탄(65㎞)의 정확성을 평가했다.
북한은 개량형 240㎜ 방사포가 화력 운용체계의 자동화와 자체 정밀유도체계를 적용하고 사거리를 90㎞로 늘린 군단급 화력체계라고 주장했다. 또 전술탄도미사일에 장착한 특수임무탄두가 비행장과 항구, 전력시설 등 주요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남한을 향한 개량 무기체계의 성능 평가의 자리였고, 거리와 상관없이 남한의 주요 시설과 군사자산을 정밀 타격할 만큼 미사일 체계가 발전했다고 과시하며 남한에 상시적 불안감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은 남부 국경의 화력태세 변화에 관한 당의 무력건설 방침과 자동화·장거리화·초정밀화의 3대 원칙 실현에서 이룩한 기술적 진보를 증명하고 확신할 수 있게 하는 계기"라며 "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소개한 국방발전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당의 자위적 방위 정책은 방어적 수단들에 의거하는 단순한 방어적 기능의 제고가 아니라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공격태세를 높여 대적할 적수가 없게 만드는 정책"이라며 "적들이 상시 불안과 두려움 속에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또 "가급적 최단기간 내 우리 무력의 장거리 타격 수단들이 갱신형으로 전부 교체된 것을 적들이 알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조만간 동해 또는 서해를 향해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 등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이 2024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발사를 멈춘 ICBM을 발사할 경우 한미와의 냉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ICBM은 사거리 1만 5000㎞ 이상으로, 미 본토를 노린 탄도미사일 체계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신형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영토조항' 신설을 전후로 비무장지대 인근에 새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신형 순항미사일도 배치하면서 유사시 초기에 '대남 초토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위협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전방 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면서 장사정포 등 재래식 무기의 대량 포격 중심의 화력 운용을 넘어 최신 기술을 적용한 탄도미사일의 남한 전지역 정밀 타격으로 '작전의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한 우리 당의 대적투쟁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며 "위력한 국방자산들을 더욱 늘려나가기 위한 사업을 계속 멈춤 없이, 철두철미 우리 식으로, 세계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하여 강력히 실행해나가야 한다"면서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기반으로 한 국방력 강화를 주문했다.
또 그는 이달 6일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과 중요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해 올해 상반기 미사일 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생산 능력을 5년 안에 2.5배로 확대하라고 지시하며 미사일 역량 강화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군수공장을 방문해 전술유도무기 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2.5배 증산을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탄두 성능 개량에 따라 도발 빈도도 늘었다. 북한은 지난 4월까지 총 8번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1월 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수 발 발사를 시작으로 짧게는 하루, 길게는 1~2달 간격으로 도발을 지속해 오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 4월 동해상으로 CRBM '화성포-11가'와 '화성포-11라' 미사일에 집속탄(확산탄두)과 공중지뢰살포탄를 탑재해 발사하며 신형 탄두 성능을 실험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서해상으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등 다종의 발사체를 여러 발 발사했다. 당시 발사된 미사일은 새로 개발한 300㎞ 이하 탄도미사일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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