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집속탄으로 공군력 '구멍' 메운다"…'핵 없이도 전쟁 가능' 함의

SRBM 집속탄두 잇따라 공개에 눈길
"축구장 10~20개 동시 타격" 주장…재래식 미사일로 초기전 주도권 노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집속탄이 폭발해 여러 개의 작은 탄두가 사방으로 퍼져 폭발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최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집속탄두를 탑재해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낙후한 공군력을 보완하고 한반도에서 핵 사용 없이도 전쟁 초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23일 제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지난 8일과 19일 각각 발사한 집속탄두 탑재 '화성포-11가'과 '화성포-11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같은 관점을 제시했다.

집속탄두는 기존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중량의 고폭탄 대신 하나의 탄두에 수십, 수백 발의 자탄(새끼탄)을 살포해 넓은 면적을 동시에 타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38노스는 북한이 집속탄을 개발한 배경에는 부실한 공군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집속탄으로 넓은 면적을 한 번에 타격하는 것은 '지역 목표 제압'을 위한 공군의 폭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38노스는 집속탄이 미사일의 명중률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적의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화성포-11가' 시험발사 때는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해 약 6.5~7헥타르(약 2만 평·축구장 7~8개 규모)를 한 번에 타격했으며, '화성포-11라' 시험 때는 12.5~13헥타르(약 3만 8000평·축구장 15~16개 규모)를 '고밀도'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시험발사는 지난 2월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된 '대남 타격 수단 강화' 방침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달 들어 SRBM과 순항미사일, 함대함미사일 등을 잇달아 시험하며 플랫폼 다변화와 운용 밀도 강화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고도화하는 배경에는 '핵 의존도를 낮춘 전쟁 수행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술핵 운용 능력 고도화와 함께 재래식 전력까지 병행 강화하는 이중 트랙 전략을 통해, 초기 전장에서 핵 없이도 고밀도 타격으로 전황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쏘기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38노스는 "북한의 SRBM 전력은 전통적으로 공군이 맡아온 주요 임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연합군의 제공권 장악을 전제로 한 구조적 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등의 미사일 방어망 회피 수단으로 다탄두를 활용한 사례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점도 북한의 능력 과시의 이유가 됐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