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작전 사진 또 재활용 의혹…교란·기만 전술?

어제 대거 공개한 미사일 사진 중 일부 사진 '재활용' 가능성
우리 軍과 다른 내용 발표하기도…내부 사상전으로도 활용하는 듯

북한이 지난 4월 공개한 신형전술유도무기(좌)와 지난 7일 공개한 미사일 사진.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한 군사작전을 했다면서 7일 공개한 사진 일부는 이미 공개했던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을 감추거나 우리 군 발표에 혼선을 주기 위해 사진을 '재활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사진 중 일부는 지난 4월 북한이 공개한 '신형전술유도무기'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었다.

북한은 지난 7일 보도에서는 사진들에 대한 설명을 일일이 달지 않았지만, 미사일 발사 각도와 불꽃의 모양으로 봤을 때 지난 4월 보도한 사진과 동일해 보인다. 이는 북한 보도 내용의 상당수가 '기만 전술'에 따라 지난 2~5일 사이 발사된 미사일과 다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리 군 판단과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군의 판단과 비슷한 분석을 내렸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했다고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교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라고 봤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총참모부는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맞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단행,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실제로 북한이 전날 보도한 '군사작전'의 세부 내용과 우리 군이 포착한 동향과는 내용상 다소 차이가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우리 군이 북한의 '속초 앞바다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2일 오후 울산 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밝혔으나 우리 군은 "우리 군에 포착·탐지된 건 없다"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합참은 북한이 지난 3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화성 -17형'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으나 북한은 이번 보도에서 탄두가 변형된 '화성-15형'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아울러 우리 군이 ICBM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발사 목적 자체가 '특정한' 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사진 재활용'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도로 지난 9월 말부터 보름간 진행한 전술핵운용부대 훈련 내용을 공개할 때도 과거 사진과 같아 보이는 미사일 사진을 쓴 바 있다.

북한이 당시 공개한 사진 중 한 미사일이 무인도 표적을 타격해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지난 1월 북한이 지대지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또 당시 북한이 전투기 150대를 동원해 훈련을 진행했다며 공개한 사진은 실제 전투기 수보다 더 많아 보이도록 사진을 변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북한은 이번에도 군사작전 기간 공중무력시위를 진행하며 전투기 500대를 띄웠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당초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공중무력시위 당시 북한 군용기 비행 항적 180여개를 식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전날 보도에서 전투기 사진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사진 재활용 의도는 대외적으로 기만 전술의 의도 외에도 내부적으로 국방력 강화를 선전하기 위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주민들에게는 미사일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을 전하는 것보다 당국이 '외부의 위협'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차원에서다.

노동신문은 이같은 기조를 보여 주듯 전날 보도에서 이번 군사작전이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해" 진행됐으며 "적 공군의 '우세론'을 맹목시킬 수 있는 자신감을 높였으며 우리 군대의 확신성 있는 군사대비태세와 능력을 완벽하게 확인하고 절대적인 대응 의지를 더욱 확실하게 굳혔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