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식품 반입' 절차 제도화 착수…남북 협력사업에 171억원 지원
북한산 식품 반입 고시 제정안 논의…소규모 교역 재개 방안 확보
식품·문화·이산가족 등…경색 속 교류협력 '하한선 유지' 전략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통일부가 북한산 식품 반입 절차를 규정한 고시 제정을 논의하며 남북 간 제한적 교역 재개를 위한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교류 협력의 최소 기반을 복원하려는 조치로, 정부는 이를 남북 간 '작은 교역' 재개의 출발점으로 자평하고 있다.
통일부는 22일 제340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통일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북한산 식품의 반입 검사 절차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논의하고, 7건의 남북 교류협력 관련 사업에 대하여 남북협력기금 약 171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북한산 식품 반입 관련 고시는 북한산 식품이 국내로 반입될 경우 적용되는 검사 절차를 명확히 규정한 것으로, 해외 제조업소 등록 요건을 합리화하고 현지 실사와 정밀 검사를 통해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제도 공백으로 인해 북한산 식품 반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만큼,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고시 제정안에 규정된 실무협의회에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의 참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반영해 차기 교추협에서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고시가 시행될 경우 현재 입법예고 중인 '남북교류협력법 시행령' 개정안과 맞물려 남북 간 작은 교역 재개의 제도적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총 7건의 남북 교류·협력 관련 사업에 약 171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사회문화 교류와 인도적 협력을 중심으로 남북 관계의 기본 틀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도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에 26억여 원을 지원해 남북 공동 언어유산 정비 작업을 이어가고, '개성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관련 사업'에는 8억여 원을 투입해 중단된 남북 공동 문화유산 발굴 사업의 기반을 유지하기로 했다. 두 사업 모두 남북 간 직접 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상징적 협력 사업으로 분류된다.
고령화로 급속히 줄어드는 이산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남북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사업'에 6억여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남북 간 가족관계 확인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추진돼 왔으며, 올해는 이산 2·3세대와 해외 이산가족, 탈북민(북향민)까지 대상을 확대해 검사 참여자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운영에는 공단 재개에 대비한 관리·지원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됐고, 판문점 견학 통합 관리 사업에는 중단된 남북 접촉 창구의 상징성을 보존하기 위한 취지가 담겼다. 한반도통일미래센터 운영 사업 역시 통일·남북 관계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공감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계속 추진된다.
이날 회의는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에 열린 교추협 대면 회의로, 남북 교류 협력 관련 정부 간·민관 협의체 운영이 정상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회의에는 박영선 서강대 멘토링센터 공동센터장, 김형석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사장,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회의 의장, 김현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서해성 작가,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최혜경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홍순직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 등이 민간위원으로 참석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교추협은 협력기금 1조4000억 원이 넘는 남북관계 돈 보따리를 책임지는 자리"라며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모아 남과 북이 함께 돈 보따리를 풀고,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집을 지어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정부 부처 간, 민·관 간 협업을 이어가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남북 교류 협력 생태계를 복원·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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