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국 통한 북송' 희망 비전향장기수 방문 수용
'중국, 러시아 통한 북송 요구' 안학섭 씨 서한에 답신
"최종 북한 입국은 남북 승인 받아야"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러시아가 3국을 통해 북한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씨의 러시아 방문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북한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남북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22일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에 따르면, 주한러시아대사관은 지난 20일 로만 비코브(Roman Bykov) 총영사 명의의 이메일을 통해 "안학섭 선생은 러시아와 대한민국 간 유효한 양자 협정에 따라 일반적인 절차를 밟아 러시아 연방을 방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방문 가능성 또는 절차는 주한러시아대사관 영사부의 업무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추진단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한러시아대사관을 비롯한 주한중국대사관, 통일부, 외교부 등에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한 북송'을 지난 14일 요청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추진단은 러시아 측의 입장에 대해 이날 "통일부 관계자와 만나 송환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아직 다른 기관에서는 응답이 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1930년 인천 강화군 출생인 안학섭 씨는 6·25 전쟁 당시 북한군으로 참전했고, 1953년 4월 체포돼 국방경비법(이적죄)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42년간 복역한 후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인물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가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전향장기수 63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으나 안 씨는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잔류했다.
그러다 최근 건강이 악화하면서 마음을 바꿔 북한으로 갈 것을 결심하게 됐다며 자신의 북송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그는 지난 8월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겠다며 파주시 통일대교에 진입을 시도했다가 군 당국에 의해 제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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