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경협·교역·금강산 기업인에 "심적·물적 피해 진심으로 송구"

"금강산 관광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올여름 풍경 달랐을 것"
"절망 속에서도 희망 싹터…남북 관계 새출발 준비하겠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협-교역-금강산 기업 단체 관계자로부터 북쪽 방향에서 찍은 백두산 사진을 전달받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경협·교역·금강산 기업인들과 만나 그간의 고통에 위로를 건네고 남북 관계 새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서울청사 7층 장관실에서 경협·교역 금강산 기업인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김기창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 정양근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회장,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동방영만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회장, 이현철 남북경제협력협회 회장, 황창환 남북경제협력연구소 회장대행이 참석했다.

지난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정 장관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닫히고 17년 동안 얼마나 마음속 고통이 크셨겠느냐"며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고 정부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를 믿고 정부를 믿고 통일 선봉대로서 경협에 투자한 분들인데 결과적으로 심적, 물적 피해로 돌아온 데 대해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됐더라면, 올여름 원산갈마지구 개장과 더불어 한반도 풍경이 사뭇 달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 관계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은 싹튼다"며 "그 일을 하라고 20년 전 통일부에 있었던 제가 다시 20년 만에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 3년간의 변칙적인 사태, 변칙적인 정권은 국민의 힘으로 끝났다"며 "정상화된 민주 국가로 재출발할 것이고, 남북 관계도 다시 새출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에 비해 금강산 경협인들은 그동안 차별을 받았다"며 "우리도 그동안의 피해를 정상적으로 돌봐주십사 하는 마음이고, 이번 기회에 장관님께서 이를 바로 잡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과 남북 경협이 중단돼 피해를 본 대북 투자기업들은 그간 정부에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2018년에 유동자산 90%, 투자자산 45%만 지원받았고, 지원 대상과 방법도 개성공단 지원의 기준을 적용해 보험제도 자체가 없었던 금강산 기업과 경협기업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경협기업의 어려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피해 지원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