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굳게 닫힌 신압록강대교, 이번엔 열리나…통행 공사 막바지

38노스, 8월30일 위성사진 분석…7월 비포장 부지 한 달 새 정비

8월 3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신압록강대교 북한 측 통행시설의 공사 진척 상황. (사진=38노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4년 완공되고도 12년째 굳게 닫혀 있던 신압록강대교가 개통을 위한 막바지 준비 단계에 들어선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대외무역의 최대 관문인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새로운 육상 교역로가 머지않아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안북도 신의주시 신압록강대교 입구에 건설 중인 무역·출입국 시설에서 올여름 상당한 공사 진척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주목되는 대목은 공사가 건물 외형을 갖추는 단계를 넘어 실제 차량 통행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지난 7월 공개된 위성사진에서는 창고와 세관·보안시설의 골조와 지붕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세관 부지와 주변 진입로 상당 부분은 여전히 포장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단지 내부 도로가 포장되고 일부 부속 건물 주변의 조경 작업까지 이뤄진 모습이 확인됐다. 대형 창고 여러 동에 지붕이 올라갔고 중심 건물과 부속 건물의 외부 공사도 대부분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교량이 북한 땅과 맞닿는 지점에는 차량이 통과할 수 있는 새로운 관문 형태의 구조물도 들어섰다. 주차장에는 차량 여러 대가 세워져 있고 교량의 중국 측과 북한 측 구간에서도 각각 차량이 포착됐다.

지난 7월 중국 측 세관이 기존 조중우의교를 운행하던 화물트럭 약 300대의 차량·운전자 정보를 등록했다는 보도까지 고려하면 시설 건설과 함께 실제 운영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38노스는 이러한 움직임이 정기적인 차량 통행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북중 간 물류 처리 능력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 7월 발표한 '2025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에 따르면 공개 통계상 북한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8.2%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1943년 건설된 조중우의교를 통해 오간다. 조중우의교는 도로와 철도가 각각 단선으로 놓여 있어 화물차가 시차를 두고 한 방향씩 운행해야 하는 구조여서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신압록강대교는 왕복 4차선으로 건설됐다. 개통되면 도로 화물을 새 교량으로 분산하고 기존 조중우의교는 철도 운송을 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중국산 원자재와 건설장비, 식료품 등의 반입과 북한산 제품의 수출을 뒷받침할 새로운 교역로가 생기는 셈이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의 자금 지원으로 건설됐지만 북한이 연결도로와 세관·출입국 시설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면서 개통이 장기간 미뤄졌다.

여기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대북제재, 북중 관계의 부침,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까지 겹치면서 이 다리는 한동안 북중 간 불신을 상징하는 시설로 여겨졌다.

최근의 공사 진척은 북중 관계 복원이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경 통상구의 전면 개방과 무역·건설 분야 협력 확대 방침을 밝힌 뒤 신압록강대교 개통 준비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북한은 러시아 접경지역에서도 양국을 연결하는 첫 두만강 자동차 교량을 건설하고 있다. 북한 측 시설은 대부분 완성됐지만 러시아 측 세관과 진입도로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압록강대교와 함께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양쪽으로 육상 교역 기반을 넓히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변수는 남아 있다. 최근 압록강 유역 수해로 일대가 침수되면서 세관 본체와 대교 주 진입로는 직접적인 피해를 비껴갔지만 토사 제거와 배수관 점검·하천 준설 등 현장 정비로 개통 준비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침수 이후인 지난달 3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도로포장과 차량 움직임이 확인돼 장기간 공사가 중단될 정도의 피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압록강대교가 지난해 말 개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개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무리 공사와 수해 복구가 진행 중인 데다 북중 양국도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개통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