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야구 '비인기 종목'인데…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 방북
일각선 '베이스볼5' 보급 및 야구·소프트볼 지원책 논의 가능성 제기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이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며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체육성 부상 박천종 동지가 맞이했다"라고 보도했다.
한때 '북한의 마이클 조던'이라 불렸던 박천종 부상은 지난 2018년 6월 남북체육회담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신문은 프라카리 회장과 대표단이 방북한 이유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야구는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대중화되지 못한 상태다. 광복 후 북한 정권이 수립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에서는 야구가 성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본주의 스포츠'라는 이유로 장비나 시설이 열악해 발전이 더뎠다.
북한 야구대표팀이 참가한 국제대회는 1991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환동해국제친선야구대회와 1993년 호주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가 전부다. 2015년 공화국선수권대회에서 야구 경기를 치렀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이후 야구와 관련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보급이 용이한 소프트볼은 야구보다 활성화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역시 2000년대 이후에는 국제 대회 출전 소식을 듣기 어렵다.
북한은 '프리미어 12'를 주관하는 WBSC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프리카리 회장은 방북 중 북한 내 야구, 소프트볼 활성화와 지원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WBSC가 2017년 새로 개발한 '베이스볼5' 보급을 북한 측에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주먹 야구'로 불리는 베이스볼5는 경기장을 간소화해 야구방망이, 글러브 등 장비 없이 치르는 경기다. 지금까지 야구나 소프트볼이 활발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보급이 이뤄져 현재 69개국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에 북한 측이 프리카리 회장을 영접한 데는 장기적인 스포츠 교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베이스볼5는 '2026년 다카르 하계청소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근 북한이 관광 산업을 육성화하는 걸 봤을 때 스포츠 교류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붐을 일으키려는 전략을 취하는 것 같다"며 "판단하기 이른 단계지만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다른 인사들이 방북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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