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생둥이, 속구구하다 축가다"…무슨 뜻?
- 김정근 기자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우리나라에서 "생둥이, 속구구하다 축가다"라는 문장을 읽고 그 의미를 단번에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장을 이루고 있는 단어들이 북한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의 소식을 전하며 "아직은 막장생둥이에 불과한 그들"이라고 신입 광부들을 지칭했다.
여기서 '생둥이'는 어떤 일을 전혀 해보지 못하여 솜씨가 서툰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에겐 같은 뜻을 가진 단어로 '신입'이나 '초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
생둥이는 아직 익지 않는 과일이나 김치를 뜻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간 양념이 푹 베이기 전에는 생둥이지"라는 식으로 쓰이곤 한다.
우리말에서도 접두사 '생-'은 음식물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에 붙어 '익지 아니한'의 뜻을 더한다. 북한에서의 생둥이 역시 접두사 '생-'의 영향을 받아 의미가 형성된 단어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신문에는 "저마다 속구구를 해보던 종업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문장에 나온 속구구[-九九]는 우리말로 '속셈'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속셈은 '머리로 하는 계산'이라는 뜻과 함께 '마음속으로 하는 궁리나 계획'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말 대사전'에 속구구의 뜻은 '머리나 마음속으로 셈을 하는 것'이라고만 명시돼있다.
실제로 신문에서 속구구는 대부분 셈을 할 때 쓰인다. 수확해야 할 과일을 계산할 때 속구구를 하고 공장에서 생산량을 따져볼 때 속구구를 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축가다[縮가다]'는 '몸이 약해져서 살이 빠지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縮'은 '감축하다'를 나타내는 한자어다.
지난 1일 신문에는 "며칠 사이에 눈에 뜨이게 얼굴이 축간 그를 걱정하며"라는 표현이 나온다. 남한에서 이와 유사한 표현으로는 '축나다'라는 단어가 있다.
'생둥이, 속구구, 축가다' 이 세 단어를 알고 첫 문장을 우리말로 바꿔보면 "초보자가 속셈을 하다 몸이 축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 생둥이
[명사] 어떤 일을 전혀 해보지 못하여 솜씨가 서툰 사람.
■ 속구구[-九九]
[명사] 속셈. 머리나 마음 속으로 셈을 하는 것.
■ 축가다[縮가다]
[관용구] 몸이 약해져서 살이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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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