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울산자매 살해 김홍일에 사형 구형(종합)

울산지검은 21일 '울산자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홍일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3일 오후 2시 울산지법 101호 법정에서 열린 1차공판에 앞서 김홍일이 법정으로 들어서는 모습. 2012.10.23/뉴스1 © News1 김규신 기자

올해 7월 울산 중구의 한 가정에 침입, 두 자매를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홍일(25)에게 울산지검이 사형을 구형했다.

21일 오후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성금석) 심리로 열린 김홍일에 대한 결심공판에서다.

검찰은 김홍일의 범행이 계획적이었으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한 점 등을 들어 최고의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심리는 김홍일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발표로 시작됐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한 결과 특별한 장애가 있거나 심신 미약 또는 심신 장애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씨 지인 “사건 전 김홍일이 죽인다 했다”고 증언= 증인 두 명이 출석해 김씨에 대한 증언을 시작했다.

정씨의 증언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재판장은 김홍일에게 잠시 퇴정 명령을 내렸다.

김홍일, 그리고 살해된 자매 중 언니와 자주 함께 만났다는 정모씨가 첫 번째 증인으로 나섰다.

언니를 먼저 알고, 이후 언니를 통해 김홍일을 알게 됐다는 정씨는 사건 발생 5일 전에도 김홍일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고 증언했다.

김홍일이 정씨의 집을 찾아와 식사를 하고, 커피와 술을 마셨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홍일이 자매 중 언니와 헤어져 무척 자존심이 상해 있었다고 기억했다.

특히 술을 마시던 자리에서 화장실에 다녀오니 김씨가 흥분 상태로 "죽여버리겠다. 다른 지방에 가겠다"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 이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당일 자매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 김홍일이 한 말이 진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때문에 김홍일이 검거된 날 김씨와 면회를 하는 과정에서 "그때 말한 것이 이거냐?"라고 물었는데, 김씨는 부인하며 질문을 그만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선 정씨의 증언과 관련, 김홍일은 변호인에게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고, 다만 ‘뺨을 한 대 때릴까’라고는 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20일 울산에서 두 자매를 무참히 찔러 살해한 김홍일이 13일 부산에서 검거된 뒤 울산 중부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2012.9.13/뉴스1 © News1 변의현 기자

◇김홍일 어머니 “부모 잘못 만나 불쌍, 죄 대신 받고파”= 정씨의 증언에 이어 김홍일의 어머니 박모씨가 증인석에 앉았다. 김홍일도 다시 재판정에 입정했다.

박씨는 아들에 대해 6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자신과 함께 살아왔다고 했다.

말수는 적어도 교우 관계는 원만했고, 별다른 일탈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 아르바이트를 해 가족의 생계를 도왔고, 제대 후에 살해된 자매의 부모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기억했다.

김홍일과 언니의 교제 사실은 일찍이 알고 있었으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면회를 다녔다는 그는 김홍일의 범행 이유에 대해 언니 집안에서 돈도 없고 이혼가정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배신감이 들어서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 측은 이 과정에서 박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 재판장에 의해 수차례 퇴정 당했다.

박씨는 “아들이 매일같이 환청이 들리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한다”며 “가능하기만 하다면 자신이 아들의 죄를 대신 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교육을 잘못 시킨 자신의 탓”이라며 “부모를 잘못 만난 아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피해자 부모가 사형 선고를 요청하는데, 이에 대해 이해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7월 24일 울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 봉사자들이 울산지 중구 성남동 '자매 살인사건' 현장을 청소하고 있다. © News1 변의현 기자

◇살해 당시 육성 공개 ‘눈물바다’= 증인들의 증언 이후 검찰의 요청으로 사건 당시 119 신고를 한 언니의 마지막 육성이 공개됐다.

다급한 언니의 신고 목소리에 이어, 김홍일에 의해 피해를 당하는 순간의 끔찍한 비명이 재판정에 울려 퍼졌다.

김홍일은 언니가 비명을 수차례 지르는 과정에서도 흉기를 계속 휘두른 것으로 보였다.

방청석 곳곳에서 흐느낌과 오열이 이어졌고 일부 방청객은 김홍일에 대해 거친 폭언을 하다 퇴정 당했다.

김홍일은 괴로운 듯 숙이고 있던 고개를 최대한 더 낮춘 채 수차례 몸을 떨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검찰은 이어 김홍일에 대한 심문을 이어갔다. 왜 범행을 저질렀냐는 검찰의 질문에 김홍일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면서 “계획적으로 살해하려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은 구형에 앞서 “김홍일이 처벌을 적게 받으려고 계획적이 아닌 우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김홍일은 범행에 앞서 흉기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살인에 대한 형벌이 더욱 엄중했다면 과연 김홍일이 살해 결심을 했을지 궁금하다”면서 “김홍일을 영원히 사회에서 제거, 추방해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홍일은 마지막 진술에서 “저 하나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홍일에 대한 선고는 내년 1월 25일 오후 2시로 계획돼 있다.

jourl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