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항만공사 통합에 '울산항' 경쟁력 도태 우려…"정부 명분 납득 안 돼"

노조·업계 "중앙투자 배제로 경쟁력 약화 우려"

울산항만공사 전경. (울산항만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정부가 울산을 비롯해 전국 4개 항만공사의 통합안을 공식화하면서 에너지 물류 분야에 특화된 울산항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4일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에 따르면 울산·부산·인천·여수광양 등 개별 법인으로 운영되던 4개 항만공사는 '한국항만공사'로 통합된다.

정부는 "항만공사 간 과당 경쟁을 억제하고, 해외거점 공동 조성 등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통합 이유를 밝혔다.

정부안 대로면 기존의 울산항만공사는 한국항만공사 산하 울산지역지사로 재편된다. 통합공사가 국가 차원 정책과 기획을 맡고 지역지사는 항만별 특화사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울산항을 경쟁력 있는 액체 물류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설립된 울산항만공사가 단순 지사로 전락할 경우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울산항의 시설 투자와 개발, 배후단지 조성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중앙의 승인을 거치게 되면 북극항로 개항 등 글로벌 정세에 대비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강덕호 울산항만공사 노조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각 지역 항만공사는 목적과 고객이 달라 경쟁 구도가 성사될 수 없다"며 "과당 경쟁 때문이라는 정부의 설명은 항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뿐더러 통합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울산항만공사는 그동안 에너지 물류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인책을 강구해 왔다"며 "통합 이후 중앙의 투자에서 배제되는 항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항발전협의회 등 지역 9개 단체도 지난 7월 통합 반대 성명을 내고 "수익성과 규모 중심의 특정 거점 항만으로 예산과 인력이 집중되면 울산항을 비롯한 지역 항만의 필수 인프라 투자는 소외되거나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합공사의 소재지나 출범 시점, 지역지사의 조직 규모와 예산·사업 권한 등 통합의 구체적인 윤곽은 제시되지 않았다. 항만공사 통합을 위한 법 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시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울산항은 동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액체 물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거점"이라며 통합공사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