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하러 마트·편의점으로…민간 쉼터 늘었지만 정착은 과제

울산 무더위쉼터 1242곳 중 민간시설 279곳

21일 울산 북구 롯데마트 진장점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에서 시민들이 휴식하고 있다.2026.08.21.ⓒ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한낮 기온이 31도를 웃돈 21일 오후 울산 북구 롯데마트 진장점. 찜통 같은 더위를 피해 시민들이 실내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최근 무더위쉼터로 지정됐다. 건물 3층엔 이용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평상과 벤치, 테이블, 의자, 정수기 등이 마련돼 있었다.

쇼핑 카트를 끌고 온 마트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별다른 용건 없이 쉼터를 찾은 이들도 간간히 있었다.

4살 자녀와 함께 온 박선영 씨(30대·여)는 "장을 다 보고 집에 가려다가 시원해서 30분 정도 앉아 있었다"면서도 "무더위쉼터인지는 모르고 왔다"고 말했다.

지인과 벤치에서 대화를 하던 이혜임 씨(56·여)는 "은행은 길 가다 잠깐 들르는 게 아니면 오래 있기 눈치 보이는데 마트는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다"고 했다.

21일 울산 북구 신천동의 한 편의점에 마련된 무더위쉼터. 2026.08.21.ⓒ 뉴스1 김세은 기자

같은 날 최근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북구 신천동의 한 편의점도 찾았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쉼터지만, 이날은 이용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점주는 "낮에는 어르신들이 가끔 쉬었다 가는데 아무것도 안 사고 앉아만 있다가는 경우는 잘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 지역 편의점 20여곳이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것처럼 일상과 가까운 공간을 발굴하고 있지만, 민간 시설이다 보니 '누구나 쉬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무더위쉼터로 운영되는 시설엔 출입구마다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서 알리고 있다"며 "민간 지도 앱을 통해서도 가까운 쉼터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관내 무더위쉼터 지정 시설은 1242곳으로, 전년(1138곳) 대비 104곳 증가했다.

이 중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처럼 특정 계층만을 위한 시설은 753곳(60.6%)이다. 금융기관이나 스마트쉼터 등 생활밀착 민간시설은 279곳, 공공청사는 210곳으로 집계됐다.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마영일 박사는 최근 발행한 '울산도시환경브리프'를 통해 "공공시설을 활용해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 상담 및 문화 활동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