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코 앞 예비부부, 울산 웨딩홀 예식 중단 통보에 '혼비백산'

4월 계약 만료 통보에도 박람회 등 신규 계약 강행
피해자들 "이관 절차 직접 알아봐" "취소 위약금 떠안아"

울산 문수컨벤션 웨딩홀은 지난 16일 하반기 예식 진행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의 대형 예식장인 문수컨벤션이 올해 하반기 예식 계약을 전면 취소하면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 수십 쌍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문수컨벤션 웨딩홀 측은 지난 16일 예식을 예약한 예비부부들에게 "웨딩홀의 입찰 결과 확정이 지연됨에 따라 하반기 예식 진행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도 예식을 예약한 고객들이 취소 통보 문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9월 예약자의 경우 지난 4월 계약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수컨벤션 웨딩홀은 문수축구경기장 내 시설을 울산시설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왔는데, 10년의 임대 기간이 다음 달 31일에 만료된다. 이에 공단은 지난 4월 업체에 공문을 보내 영업 종료를 고지했다.

그러나 업체는 계약 만료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웨딩박람회를 여는 등 신규 계약 체결을 강행해 왔다. 정보가 부족한 예비부부들에게 뷔페 리뉴얼 공사 사실만 알리고, 예식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계약을 유도한 것이다.

울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뉴스1에 "지난 4월 업체에 계약 만료 기간이 다 됐다고 사전에 통보했으며, 여름 이후로는 예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며 "하반기 계약 취소 사실도 피해자들이 공단에 직접 문의하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 문수컨벤션 웨딩홀 내부에 '7월 내부 공사로 인한 예약실 운영 일시 중단으로 유선 및 방문 응대가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업체 측은 계약 취소와 관련해 "계약금 환불을 21일부터 일괄 진행하고, 기존 예약자들이 다른 예식장으로 이관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 마련한 '예식 이관 지원센터'조차 단 4일 만에 운영을 종료하면서 예약자들 사이에선 계약금도 돌려받지 못할 거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결혼식을 목전에 두고 새 예식장을 찾아야 하는 예비부부들의 정신적 고통도 극심한 상황이다. 예식 관련 계약은 통상 예식일로부터 1년 전부터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남은 선택지가 없다는 하소연도 쏟아지는 중이다.

11월 예식을 계획했던 A 씨는 "기존 날짜에는 남은 예식장이 없어서 날짜를 변경했고, 이로 인해 사회자, 본식 촬영, 메이크업 등 모든 예약 항목을 바꾸면서 취소 위약금을 모두 떠안게 됐다"며 "신혼여행 일정도 앞당기면서 비행기값이 70만원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약을 체결했다는 B 씨는 "예식장 이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스스로 알아봐야 했다"며 "타 예식장으로 옮기면서 식대가 4000원 인상되는 등 계약 당시 보장받은 조건도 일방적으로 변경됐다"고 호소했다.

소비자가 예식 계약을 취소하면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면서, 예식장이 일방 취소하면 마땅한 피해 보상 대책이 없다는 점도 피해자들의 분통을 사고 있다. 과거에도 문수컨벤션에서 임대 분쟁으로 인한 계약 취소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시설공단 측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12월 예식을 계약했다 C 씨는 "시설을 믿고 계약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새 사업자가 기존 계약 고객을 의무적으로 승계하도록 입찰 조건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