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3배 물어낼래?"…서민 울리는 대출빙자 피싱[목소리의 덫]
은행·카드사 사칭 "타 금융사 대출 약관 위반" 운운
경찰 "출처 불분명한 송금 요구 절대 응하지 말아야"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최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게 '정부지원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접근한 뒤, 기존 대출의 계약 위반을 운운하며 돈을 가로채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범행은 저금리 대출이 간절한 서민이 쉽게 당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회사원 A 씨(40대)는 지난달 29일 B 은행 대출 담당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사칭범은 A 씨에게 "저희 은행에서 정부지원으로 하는 서민대출 상품이 있는데, 저금리로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며 접근해 대출 신청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칭범은 기존 대출 여부를 자연스럽게 질문하며 A 씨의 금융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C 카드 채권팀장을 사칭한 또 다른 조직원이 A 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카드사 사칭범은 "B 은행에 정부지원 대출을 신청했느냐"며 "기존 대출 약관상 6개월 이내에 타 금융사에서 대출받으면 안 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고 A 씨를 속였다.
이 사칭범은 이어 "계약 위반에 걸렸으니 오늘 오후 5시까지 기존 대출금을 전부 상환해야 한다"며 "상환하지 않으면 원금의 2~3배에 달하는 위약금이 발생하고, 다른 금융사에도 통보돼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막대한 위약금을 물게 될 것을 두려워한 A 씨는 사칭범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사칭범은 A 씨에게 "B 카드사 공식 계좌로 상환하면 계약 위반 전산 기록이 남아 신규 대출이 거절되니, 법무팀 가상계좌로 상환하라"며 자신들이 관리하는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안내했다.
이에 A 씨는 안내받은 가짜 법무팀 가상계좌로 대출금액인 1500만 원가량을 보냈다.
A 씨는 송금 후 신규 대출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찜찜한 기분이 들어 기존 대출 금융기관에 전화를 걸어 상환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대출금은 전혀 상환되지 않았고, 피싱 사실을 안내받고서야 경찰에 피해를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법은 저금리 대출이 필요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계약 위반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규 대출이 제한될 것처럼 겁을 주며 돈을 가로채는 전형적인 대출빙자형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융기관 업무를 볼 때는 반드시 해당 금융사의 공식 대표번호나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 실제 직원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신원이 불분명한 자에게 대출 신청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알려주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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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가장 익숙한 목소리가 가장 위험한 덫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공공기관, 금융회사, 가족, 지인을 사칭하며 사람들의 불안과 조급함을 파고듭니다. 뉴스1은 울산중부경찰서와 함께 실제 피해 사례를 통해 범죄 수법의 변화상을 짚고, 시민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예방법을 격주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