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대책 속도 내는 울산…주민 경각심·대피망은 '여전한 구멍'

지난해 강수량 25% 7월 쏟아져…태화강 범람·산사태 등 발생
북구·울주군, 산불 피해지 등 집중 관리

2025년 7월 19일 내린 호우로 울산 태화강 둔치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박정현 김세은 기자 = 지난해 장마 기간 이후에도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산사태 등 큰 피해를 보았던 울산시가 올여름 집중호우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울주군과 북구는 산불 피해지와 도심 속 산사태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사방사업 등을 실시했다. 다만, 취약지역 주민들의 낮은 경각심과 부실한 비상연락망 등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장마 기간은 6월 19일부터 7월 1일까지 총 13일이었으나, 비는 7월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7월 한 달간 내린 비(285.1㎜)가 지난 한 해 강수량(1162.0㎜)의 약 24.5%를 차지했다.

특히 7월 18~19일 울주군 두서면 기준 누적 강수량 332.0㎜의 폭우가 내린 데다, 비가 시간당 50㎜ 안팎의 수준으로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게 쏟아지면서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 잇단 침수 피해를 줬다. 또 울주군 범서읍에선 산사태로 주민 1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처럼 극한호우로 인한 피해 위험이 커진 가운데 울주군 온양·언양 일대는 지난해 3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63㏊의 산림이 소실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표면을 고정해 주던 식생이 타 없어지면서 지반이 크게 약해져 집중호우 시 산사태 발생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다.

이에 울주군은 재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산불 직후 행정안전부·산림청과 합동 조사를 벌여 민가 인접 위험사면 등 8곳을 예방사업 필요지로 지정했다. 이 중 지정 해제된 2곳을 제외한 6곳을 최종 관리 대상으로 확정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지난해 운화리 일대 3곳(산69, 산100, 산153-1)의 사방사업을 먼저 완료했다.

울주군은 올해 잔여 대상지인 온양읍 외광리 2개 구역(산96-7, 산10)에 큰돌사방댐과 큰돌바닥막이 등을 설치하는 계류보전 및 사방사업을 각각 마쳤다. 다만, 하류 지역의 상품작물 재배 여건 등을 고려해 외광리 산92-2 일원의 계류보전사업 공사는 오는 10월 1일로 연기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산불로 식생이 훼손된 곳은 호우 시 산사태 위험이 급증하는 만큼, 주민 생활권과 인접한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예방 사업을 최우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18일 울산 북구 달천동에 설치된 산사태 취약지역 안내판.2026.6.19 ⓒ 뉴스1 김세은 기자

북구도 예방 활동과 함께 사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구는 산간 지역뿐 아니라 도심 속에도 산사태 취약지역이 다수 분포해 있다. 지정된 취약지역만 총 118곳이며, 거주 주민은 475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이 중 53곳의 사방사업을 완료했으며, 올해 5곳에 추가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송정동의 한 취약지역엔 동해남부선 기차선로 일부와 수백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포함돼 있다. 중산동 울산외고와 이화초, 양정동 양정초 등 학교 시설도 취약지역에 속한다.

북구 일대는 석산이 많고 산림녹화가 충분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벌목으로 인해 산지 면이 노출되면 집중호우 시 산사태 위험이 높다.

2020년 7월 집중 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했던 염포동 성내마을은 다세대 주택가와 염포산 산비탈이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이곳이 산사태 취약지역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산사태에 대한 경각심이 적었다.

주민 황재순 씨(70대)는 "이 동네에서 15년 넘게 살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많이 오면 구청 직원들이 대피하라고 안내하는 건 들었다"면서도 "산사태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말했다.

행정기관의 대피 안내 시스템도 부실하다. 지자체는 전입신고 명단을 기준으로 취약지역 주민을 파악해 대피 경보를 발송하고 있으나, 연락처가 갱신되지 않아 수신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잖다. 게다가 주민 사전대피 기준마저 구·군별로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간혹 전입신고 명단을 보면 전화번호가 011로 시작하는 등 실거주자와 연락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산사태 예비 경보가 발령되면 사전대피 문자를 보내고, 행정안전부 주민대피지원단과 담당 공무원, 통장 등이 직접 위험지역에 가서 대피를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