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그릇된 인식"…잇따르는 '자녀 살해' 비극
울산 울주군서 50대 어머니·8살 딸 숨진 채 발견
전문가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왜곡된 보호 본능…사회적 인식 개선 시급"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울산 지역에서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만큼, 사회적 안전망 확충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3분께 울산 울주군 범서읍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어머니 A 씨와 초등학교 3학년인 B 양(8)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 외부 침입 등 타살 혐의점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A 씨가 B 양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우울 증세로 약을 처방받는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부모가 경제적·정신적 위기로 자녀의 목숨을 앗아가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해 사망한 아동은 총 86명에 달한다.
연도별 피해 아동 수는 2018년 7명, 2019년 9명, 2020년 12명, 2021년 14명, 2022년 14명, 2023년 23명, 2024년 7명이다.
앞서 지난 3월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30대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생후 5개월 된 영아까지 4명의 자녀의 목숨도 앗아갔다.
또 지난해 12월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선 40대 아버지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9살 아들을 살해하고 투신해 숨졌다.
김민경 삶과그린연구소 소장(사회복지학 박사)은 이러한 '자녀 살해' 범행에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과 왜곡된 보호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자녀를 '내 것'으로 여겨 아이가 남겨지면 책임져 줄 사람이 없다는 그릇된 책임감이 살해로 이어진다"며 "이는 아이의 생명권을 짓밟는 가장 심각한 형태의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부모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닌 아동 학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아동 보호에 대한 교육 등 사회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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