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걸리는 반도체 회로 설계, AI가 하루 만에 끝낸다"

UNIST·경북대 'LC-VCO' 설계 AI 모델 개발

UNIST 윤희인 교수(좌측)와 김성진 연구원(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반도체 설계 전문가가 수개월씩 작업하던 고성능 통신 반도체 회로 설계를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윤희인 교수와 경북대학교 송대건 교수팀은 'LC 전압제어 발진기(LC-VCO)'를 회로 설계 단계부터 실제 칩에 넣는 '레이아웃' 단계까지 자동으로 설계해 주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LC-VCO는 5G 같은 고속 통신 시스템에서 주파수를 만들어내는 반도체 회로다.

회로 설계 과정에서 신호 잡음과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선 인덕터, 트랜지스터 크기와 같은 변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그러나 설계된 회로를 실제 칩 안으로 옮기기 위한 '레이아웃' 설계 단계에선 회로 설계 단계의 조합이 깨지기 쉽다. 배선 굵기와 소자 배치에 따라 '기생 효과'가 더해지면서 주파수와 잡음 특성이 다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생 효과란 집적 회로가 소형화되면서 소자 사이가 너무 가까워서 생기는 효과로, 각 소자의 전기장이나 자기장에 의해 반송자 이동이나 채널 형성 방해가 나타난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회로 설계와 레이아웃 설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회로 설계 단계에선 강화 학습을 적용해 설계 변수들을 바꿔가며 목표 주파수와 성능을 만족하는 조합을 찾도록 했고, 레이아웃 단계에선 경사하강법을 이용해 물리적 설계 변수를 반복적으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경사하강법은 현재 상태에서 성능이 더 좋아지는 방향을 따라 설곗값을 조금씩 조정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최적화 기법이다.

강화학습과 경사하강법을 결합한 LC-VCO 자동 설계 아키텍처.(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실험 결과, 기존의 자동 설계 방식이 약 119시간 소요되던 작업을 단 28.5시간 만에 완료해 설계 시간을 76% 이상 단축했다. 성능 지수(FoM) 또한 기존 연구보다 우수했다.

또 전이 학습이 적용돼 반도체 나노 공정 노드가 바뀌어도 기존에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계를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65nm 공정으로 학습한 AI는 40nm나 28nm 공정에서도 데이터의 약 10%만 추가로 활용해 설계를 수행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주파수 생성 회로의 성능은 높이면서 설계 비용은 크게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설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김성진 연구원과 경북대학교 이현수 연구원이 제1저자로 주도하였고 경북대학교 홍성민 연구원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IEEE 반도체 회로 공학회에서 발행하는 권위 학술지인 'IEEE 집적회로 및 시스템 설계자동화(TCAD, Transactions on Computer-Aided Design of Integrated Circuits and Systems)'에 지난 3일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 교육부(BK21 Four), 산업통상자원무(MOTIE), 반도체설계교욱센터(IDEC), 삼성전자, ㈜액시온 등의 지원 및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