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다 건넜잖아요?"…어린이 인도 밟기 전 우회전하면 범칙금
울산 북구 단속 현장서 1시간에 13대 위반 적발
4년째 겉도는 '우회전 일시정지'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멈췄잖아요."
빨간불 우회전 일시 정지 의무화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았지만 관련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자, 경찰이 다시 집중 단속에 나섰다.
21일 오후 1시께 울산 북구 화봉휴먼시아 앞 사거리. 우회전 통행 방법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진행하던 방향의 신호가 빨간불인데도 멈추지 않고 우회전한 승용차가 경찰의 경광봉에 가로막혔다.
뒤이어 다른 차들도 경찰의 지시에 맞춰 줄줄이 갓길에 차를 세웠다.
단속에 걸린 운전자 A 씨는 '빨간불 때 멈추지 않고 우회전했다'는 경찰의 말에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는 '서행'과 바퀴가 완전히 멈추는 '정지'는 다르다"며 "진행하던 방향의 신호가 빨간불일 때는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 설명했다.
경찰이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자 A 씨는 "기준이 너무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경찰은 A 씨에게 도로교통법 '제5조 신호지시위반'으로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을 부과했다.
단속 시작 40여분 뒤, 이번엔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이가 아직 인도로 완전히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우회전한 차가 경찰에게 걸렸다.
이 차 운전자 B 씨는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다 건너고 우회전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어린이가 완벽하게 인도로 올라가고 나서 우회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B 씨에게 도로교통법 '제27조 횡단보도 보행자보호의무위반'으로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을 부과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회전하려는 운전자는 진행하던 방향의 신호가 빨간불이면 정지선·횡단보도·교차로 앞에서 일시 정지해야 한다.
또 파란불이라도 우회전 후 만나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멈춰서 보행자가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제도는 2023년에 도입돼 올해로 시행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현장에선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곳 단속에서 잡힌 운전자 대부분은 "익숙하지 않다" "홍보가 더 필요한 것 아니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 운전자는 '우회전하기 전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들어봤을 수도 있지만…"하며 잘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것은 실제 사고 통계로도 나타난다.
울산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우회전 보행자 교통사고는 2023년 90건(사망 1건), 2024년 92건(사망 1건), 2025년 79건(사망 2건)으로 매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이날 북부경찰서는 이곳에서 1시간 동안 신호지시위반 8건과 보행자보호의무위반 5건 등 교통법규를 어긴 차 13대를 잡아냈다.
이재춘 북부경찰서 교통안전팀장은 "진행하던 방향 신호가 빨간불이거나 보행자가 있으면, 좌우를 살펴 보행자가 다 건넌 후 천천히 우회전해야 한다"며 "보행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 운전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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