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화재로 고립된 60대 여성 근로자, 33시간 만에 주검으로

잠수함 내부 청소하다 참변…폭발 위험에 구조 늦어져
경찰·노동부, 사고 원인 조사 착수…현장 '작업 중지'

‘홍범도함’ 자료사진 (방위사업청 제공) ⓒ 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내 해군 잠수함 화재로 고립됐던 60대 작업자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울산소방본부는 10일 오후 11시 18분께 잠수함 내에서 협력업체 소속 직원 A 씨(67·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화재가 난 지 약 33시간 20분, A 씨의 위치가 발견된 지 약 18시간 40분 만이다. A 씨의 주검은 인근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잠수함 내부 기름때나 먼지 등을 청소하는 일을 맡았던 A 씨는 지난 9일 오후 1시 58분께 함 내에서 불이 나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고립됐다.

당시 잠수함에는 '창정비' 작업을 위해 투입된 직원 47명이 있었는데,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46명은 모두 탈출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내부 수색에 나서 화재 발생 약 2시간 40분 만에 쓰러진 A 씨를 발견했다.

A 씨의 발견 위치는 잠수함 1층 생활공간 아래쪽 지하 공간으로, 지하 1층 보조기관실 해치(출입문) 인근이다.

해당 지점은 구조대원 1명이 겨우 통과할 만큼 협소한 데다 화재로 녹아내린 전선과 배터리 등이 소방 용수와 접촉해 각종 폭발·감전 위험으로 난항을 겪었다.

구조 과정에선 상판 제거 작업 중 스파크가 발생해 50대 작업자가 화상을 입었고, 전날 오전 2시께 보조기관실 내에서 잔존 불꽃이 발견돼 진압되기도 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내부 물기를 제거하는 건조 작업에 이어 배터리 해체와 방열포 설치 등으로 내부 안전을 확보한 뒤 A 씨의 주검을 수습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번 화재 사고로 사망자 1명이 발생하면서 사고 원인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현장엔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현장 목격자들은 "잠수함 내 배터리룸에서 불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전기적 요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잠수함 배터리는 지난 4일 충전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난 해군 장보고-Ⅱ급(214급) 잠수함 홍범도함은 배수량 1800톤, 전장 65m, 폭 6.3m 규모로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8년 해군에 인도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선체를 분해·점검·수리해 성능을 복원하는 대규모 작업인 '창정비'를 진행 중이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