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였는데…" 울산 아파트 초등생 사망 사고에 주민들 추모

학원차 하차 후 횡단보도 건너다 SUV에 치여 숨져
'단지 내 10㎞' 규정 무색…"운전자가 속도만 지켰어도"

31일 울산 북구 신천동의 아파트 단지 내 도로변에 교통사고로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꽃들과 과자가 놓여있다. 2026.03.31. ⓒ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초등학생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지역 사회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내에는 피해 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북부경찰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분께 북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초등학생 A 양(9)이 직진하던 SUV에 치여 숨졌다.

이 사고로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 양의 빈소는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고 당시 A 양은 태권도학원 차량에서 내린 뒤 귀가하기 위해 단지 내 횡단보도를 건너다 변을 당했다.

이날 사고 현장엔 피해 학생을 위한 작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국화 꽃다발과 편지, A 양이 생전 좋아했을 법한 과자와 음료수 등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편지로 '꽃처럼 예쁘던 A야. 그곳에서 평안히 꿈꾸렴',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가렴. 명복을 빕니다' 등 애도의 글을 남겼다.

전날 오후 6시 2분께 북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초등학생 A 양(9)이 직진하던 SUV에 치여 숨졌다.(울산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이날 아파트 단지 내부로 들어서던 유치원·학원 차들은 전날 사고의 영향으로 긴장감이 역력했다. 하교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던 학부모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자녀의 유치원 차량을 기다리던 신 모 씨(30대)는 "같은 단지에서 살면서 우리 아이랑 비슷한 또래라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정말 밝고 착한 아이였다"며 A 양을 떠올렸다.

신 씨는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번 사고가 남 일 같지 않아 심란하다"며 "아파트 측에 과속방지턱을 추가로 세워달라고 얘기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엔 아파트 정문에서부터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 과속 방지턱 한 개가 설치돼 있다. 아파트 내부 곳곳엔 '단지 내 10㎞ 준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입주 초반 규정은 단지 내 20㎞ 미만이었지만 어린이 보호를 위해 10㎞로 강화했고, 방지턱도 새로 설치해 사고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며 "운전자가 속도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SUV 운전자 B 씨(60대)에 대해선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여부를, 학원 차량에 대해선 주의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