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울산 공시촌'…역대급 채용 소식에 "올해 무조건 끝낸다"

한국사 제외 등 시험 개편 변수 속 '마지막 기회' 분위기 확산

10일 오전 11시께 울산 중구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공시생들이 국어 강의를 듣고 있다.2026.2.11/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올해 반드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싶습니다."

울산시가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의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 수험가가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채용에 따른 합격 기대감과 내년부터 변경되는 시험 과목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비장함이 감돌고 있다.

10일 오전 11시께 울산 중구의 한 공무원 학원에선 30여 명의 공시생이 강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책에 받아 적고 있었다. 앳된 얼굴의 20대 청년층부터 40대 중년층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이날은 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공시생들은 특정 지문에 대한 문제 풀이 방식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었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4일 올해 지방공무원 549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채용 인원(144명)보다 무려 405명 늘어난 수치로, 최근 10년간 최다 인원이다.

8개월째 시험을 준비 중인 최 모 씨(27·여)는 "취업난 속에 부모님 권유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번 채용 규모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올해 합격을 목표로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생들이 올해 시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히 채용 인원 때문만은 아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시험 과목 개편도 큰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년부턴 '한국사' 과목이 시험에서 제외되고 국어, 영어, 행정학개론, 행정법총론으로 과목이 재편된다. 공시생들 사이에서 한국사는 이른바 '효자 과목'으로 통했다. 전체 110분의 문제 풀이 시간 가운데 한국사는 빠르면 5분 만에 20문항을 모두 풀 수 있어 비교적 어려운 다른 과목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1개월 전 공무원 학원에 등록한 박 모 씨(28)와 김 모 씨(28·여)는 "내년부터 한국사가 빠지면 시간 관리가 어려워져 대부분의 공시생 입장에선 손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채용 규모가 커 합격선이 평균 90점대에서 80점대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년 성적만 유지해도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학원가 풍경도 달라졌다. 울산진공무원학원에 따르면 보통 공무원 학원은 시험이 끝난 뒤 다음 연도 대비반 수강생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 직후, 6개월 단기 완성 코스 등록생이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는 게 학원 측 설명이다.

정가은 울산진공무원학원 공동대표는 "이번 채용 규모 발표 후 강의실 곳곳에서 공시생들이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분위기가 높아졌다"며 "많은 공시생이 이번이 합격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학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