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실 출입도 못하게 해"…휠체어 탄 장애인 엄마의 '애환'

"산부인과 진료도 거절 당해 울산서 대구까지 먼걸음"

ⓒ News1 DB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제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로 저희 아이가 힘들어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요."

척수장애인 최은주 씨(가명·30대)는 2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휠체어를 탄 엄마가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며 겪는 차별에 대해 이같이 하소연했다.

출산 직후 울산 북구 공공산후조리원의 장애인 산모실을 이용했다는 최 씨는 모유 수유실을 이용하려고 하자 한 직원이 출입을 막았다고 한다.

최 씨가 왜 못 들어가냐고 묻자 해당 직원은 '휠체어를 외부에서 탔기 때문에 위생상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휠체어 바퀴를 깨끗하게 닦고 들어가겠다는 최 씨의 말에도 해당 직원은 개인 방에서 수유하라며 거절했다. 결국 최 씨는 다른 직원의 권유로 수유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최 씨는 "장애인에게 휠체어는 신체의 일부와도 같다"며 "비장애인 산모들도 모유 수유실에 들어갈 때 신발을 갈아 신고 가는 것도 아닌데 차별 대우라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조리원 관계자는 뉴스1에 "다른 산모들이 '휠체어 때문에 수유실 공간이 좁다'는 식으로 민원을 넣으면 장애인 산모에게 사실대로 전달하지만 출입을 막진 않는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산모가 서로 불편하지 않게 의견을 절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울산 북구 공공산후조리원 전경.2026.1.27./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최 씨는 아이를 임신하고 낳는 과정까지도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울산에선 최 씨 같은 장애인 임산부를 받아주는 병원이 부족해 대구까지 먼 걸음을 해야 했다.

그는 "남편도 휠체어를 타고 있어서 울산의 한 병원에 시험관 시술을 받으러 가니까 '남자가 장애인이면 괜찮은데 여자가 장애인이면 (시술을) 해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며 "출산을 할 때도 장애인이라는 막연한 이유로 꺼리는 병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에서 '장애 친화 산부인과'로 지정된 병원은 울산대학교병원 1곳 뿐으로, 그마저도 올해 말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 씨의 자녀는 어느덧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휠체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육아에 걸림돌이 되는 실정이다.

최 씨는 "아이랑 도서관에 갈 때도 제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려고 하면 직원이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였다"며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망설여지는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엄마로서 겪는 차별에 대해 구청이나 교육청에 얘기했을 때 괜히 아이에게 화살이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다"며 "불이익 없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울산시 장애인 가정 임신·출산·양육 지원' 조례안에 따르면 시장은 장애인 가정이 임신·출산·양육에 있어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을 통해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장애인 가정에 대한 현황 조사는 별도로 진행 중인게 없다"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