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교육예산 삭감에 정쟁 격화…"왜 우리만 깎나"

시의회서 동구만 내년 '마을 교사' 예산 1억원 깎여 논란
국힘 "아이들 혜택 없다"…동구 "중·남·북구도 똑같이 진행"

국민의힘 소속 김수종 울산시의원(왼쪽 두번째)과 동구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5.12.10./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 동구의 '마을 교사' 사업 예산안이 국민의힘 주도로 울산시의회와 동구의회에서 잇따라 삭감되면서 지역 정치권 정쟁의 볼모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수종 시의원은 10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어 "동구의 교육 예산을 삭감한 것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예산을 줄여 재편성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며 "동구청이 학생들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사업으로 집행한다면 11일 예산결산위원회 교육청 예산 심의 때 삭감된 예산에 대한 증액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지목한 동구의 교육 예산은 울산교육청과 5개 구·군 기초지자체의 협력사업인 '서로나눔교육지구' 사업 예산이다. 타 구·군의 경우 지난 5일 시의회 교육위 심의에서 기존 2억 원의 이 사업 예산이 유지했지만 동구만 1억 원 삭감됐다.

이로 인해 동구청이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편성한 '마을 교사' 사업을 비롯해 스포츠 재능 발견 프로그램,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예술 체험 등 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동구의원들도 지난 8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마을 교사'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해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소속 구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국민의힘 소속 동구 시·구의원들은 동구청이 내년도 교육 분야 사업 14개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하면서도 '마을 교사' 예산만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주민이 교사로 참여하는 '마을 교사' 사업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사업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울산 동구청 소속 마을교사들이 8일 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12.8/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그러나 집행부인 동구청은 마을 교사 수업에 대한 교육 현장의 호응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안이 삭감돼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마을 교사 수업은 주교사와 보조교사가 1명씩 교과 과정과 지역을 연계해 진행한다.

동구 관계자는 "마을 교사 사업은 중구, 남구, 북구에서도 똑같이 진행 중인데 동구 예산만 삭감됐다"며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교육한다는 취지인데 아이들에게 직접 혜택이 안 간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구의 마을 교사 예산안이 모두 삭감되자 동구청 소속 마을 교사들은 앞서 8일 구의회 본회의장 앞에 모여 국민의힘을 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일부 단체가 아이들 교육 예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명백히 보인다"고 주장,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동구 마을 교사들은 김 의원 회견 직후 입장문을 통해 "마을 교사에 대한 이해도 없이 교육 예산을 왜곡한 건 국민의힘 시·구의원들"이라고 비판했다.

내년도 울산시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은 11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 계수 조정을 거쳐 17일 본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