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복합환승센터 사업 '백지화'…주민들 "롯데가 기만" 분노
상권 침체·투자 손실 등 '직격탄'…집단행동 예고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롯데에 사기당한 기분이죠."
10년을 끌어온 롯데울산개발의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결국 무산됐단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울산개발은 전날 "개발사업 종료에 따라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 1602 일대 복합환승센터 부지와 주차장을 울산도시공사에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매도가격은 2016년 울산도시공사로부터 매입한 금액과 동일한 561억 2273만 원이다.
롯데쇼핑은 2015년 울산시에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제안하며 대규모 개발을 추진했다. 이듬해엔 이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롯데울산개발'을 설립했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이곳엔 2018년까지 영화관과 쇼핑몰, 호텔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 측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 사업을 수년간 미루다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울산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 KTX울산역 인근엔 차량 6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 입구가 주황색 테이프와 붉은 칼라콘으로 막혀 있었다. 이곳은 롯데울산개발이 조성해 온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임시 주차장이지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 방치되고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이창욱(62) 씨는 "롯데의 사업 철수는 시한부 환자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아파트 분양 당시 '역세권 신도시'란 말만 믿고 이사 온 주민들은 지금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자(가명) 씨도 "주변 상가를 보면 임대 딱지가 안 붙은 곳이 거의 없다"며 "사업 철수로 상권이 완전히 침체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송인칠 씨는 "개발을 믿고 땅을 산 토지주와 시행사 등이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2020년만 해도 인근 상가 1층 분양가는 3.3㎡당 5000만~60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000만 원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송 씨는 "롯데가 사업을 진행할 의지도 없으면서 사기꾼처럼 시간을 끌다 기업 사정이 어려워지자 손을 뗐다"며 "매도한 561억 원의 땅값 중 절반은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 씨는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의 집단행동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울산도시공사 및 관계기관과 협조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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