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하나 받는데 20분"…주말간 부동산 거래 일부 차질도

울산 민원현장 곳곳서 시민 불편…주말 간 토지대장 발급 불가
우체국서 신선식품 소포 접수 안 돼 발길 돌리는 시민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망 일부가 마비된 가운데 29일 울산 북구 농소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이 대기 번호표를 뽑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김세은 박정현 기자 =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오후에 다시 오려고 한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가운데 29일 울산지역 곳곳의 민원 현장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울산 북구 농소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김민서 씨(24)는 "재발급 신청한 주민등록증을 수령하는데 20분 넘게 기다렸다"며 "일부러 아침 일찍 왔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오후에 다시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운영 시간 전부터 주민 10여 명이 방문해 대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이른바 '오픈런'이 벌어졌다.

몰려든 주민들과 일부 전산 오류 탓에 민원 처리 시간은 길어졌고 민원인들은 평소보다 더 오랫동안 대기해야 했다.

특히 국정자원 화재 영향으로 무인민원 발급기 운영이 중단되면서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발급하러 온 시민들이 많았다.

권순열 씨(54)는 "아침에 뉴스를 보니 일부 시스템이 복구됐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은 되고 어떤 것들은 안 되는지 구분이 어렵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남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 창구 앞에도 번호표를 뽑은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센터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감증명서, 가족관계 서류, 전입세대열람확인서, 등·초본, 지방세 관련 서류만 발급 가능'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었다.

"무인민원 발급기가 안 돼서 직접 센터에 왔다"는 한 주민은 번호표를 뽑고 서류를 받기까지 20분가량이 걸렸다.

센터 관계자는 "어제 점검에선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등 일부 기능에 장애가 확인됐다"며 "오늘 업무를 진행하면서 실제 장애 범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망 일부가 마비된 가운데 29일 울산시청 민원실 여권 발급 창구에 개별우편배송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9.29/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주말 간 부동산 거래에는 일부 차질이 생겼다. '정부24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면서 토지 대장 등 필수 서류를 발급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사용도 막히면서 부동산 계약 신고를 하려면 관할 주민센터 등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생겼다.

이보미 태화봄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주말 동안 공적 장부를 발급하지 못해서 계약을 늦추는 경우가 있었다"며 "고객들께 물건을 안내하기 전에 토지이용계획도 조회해야 하는데 안 돼서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남구의 한 우편취급국에는 아침부터 택배 접수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취급국 관계자는 "국정자원센터 화재로 택배 접수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계속 온다"며 "신선식품, 안심소포, 착불소포 접수가 중단돼 안내문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과일을 보내려는 한 이용객은 "신선식품은 접수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반면 울산시 민원실의 여권 업무에는 큰 혼란이 없었다. 민원실은 비교적 한산했고, 여권 발급은 우편배송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장경욱 시 자치행정과장은 "오전 중 국정자원 화재 영향으로 인한 민원 지연이나 혼선 등의 상황은 없었다"며 "여권과 주민등록 관련 민원은 정상화가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이후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대책 회의도 계속 중"이라며 "민원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