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나랑 투자공부하자" 120억 뜯은 로맨스스캠 일당 무더기 검거
피해자 100여명…피해금 적게는 200만, 많게는 8억원까지
울산경찰청, 45명 입건·10명 구속…"치밀해져 주의 당부"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오빠 나랑 투자 공부하자."
울산경찰청은 캄보디아에서 '딥페이크를 활용한 로맨스 스캠'을 벌인 총책 부부를 포함한 범죄조직원 45명을 입건하고, 적색수배가 내려진 인사팀장 등 10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범죄조직이 만들어낸 가상인물은 이름부터 취미, 1억 초반 2900cc 보유 차량, 살고 있는 아파트 매매가까지 구체적으로 입을 맞췄다. 또 대화를 나누기 시작된 1일 차에는 간단한 대화만 나눌 것 등 10일 차까지 행동요령을 정하는 세밀함도 보였다.
이렇게 친밀감을 쌓으며 꾀어낸 피해자들에게 "나랑 투자 공부하자"고 운을 띄운 뒤,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소개했다. "유튜브 강의한 사람, 나랑 아는 사람인데 통화하게 해줄까?"라며 자연스럽게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연결했다.
해당 유튜브에는 조직팀에서 운영하는 일명 '화력팀'이 댓글 및 조회수를 조작해 마치 정말 투자할 만한 업체인 것마냥 속였다. 범죄조직이 만든 가짜사이트에 투자하게 되면 처음에는 투자금이 오르는 것처럼 연출했다. "지금 빼면 세금을 내야 해서 손해다","조금 기다려라"라고 속였고 투자금을 도로 빼는 것도 불가했다.
피해자들과 10일간 채팅하는 채터역할은 주로 남성 조직원이 맡았는데 피해자들이 의심하는 경우에는 안심시키기 위한 영상통화도 해줬다. 영상통화는 실제 여성이 아닌 일반인을 무작위로 편집해 만들어낸 얼굴을 입힌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했다.
이렇게 발생한 피해자는 100여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8억8000만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는 120억원 상당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맨스스캠과 딥페이크 기술이 결합된 범죄라는 점과 캄보디아에서 건물을 통째로 매입해 그 안에서 총책, 인사팀(비자·월급관리), 화력팀(유튜브 조회수 및 댓글 조작), TM(피해자와 영상통화), 특수팀(유튜브 강의, 전문가 행세) 등 구체적인 범죄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고도화되는 기술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당부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20여 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 중 캄보디아 현지에 있는 피의자들은 인터폴을 통해 수배 조치하였고, 국내에 있는 피의자들은 추적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범죄단체들이 만남어플,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피해자들을 속이는 로맨스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로맨스스캠 범죄조직에 수사력을 집중, 사이트 운영 및 자금세탁의 구체적 범행 수법·조직 구성·공범 관계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해외 도피로 미검거 상태인 피의자들도 끝까지 추적 및 검거할 예정이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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