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2차 표결…울산 촛불집회 "오늘은 된다"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등과 관련한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예정된 14일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자유발언을 위해 집회 현장 무대에 오른 한 10대 여성은 추운 날씨로 입이 얼어 발음이 무뎌졌지만 눈물을 훔치며 "내가 왜 비상계엄이란 공포에 떨어야 하느냐"며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

이날 현장에선 이른바 'K 집회'란 표현에 걸맞게 에스파, 라이즈 등 아이돌 가수들의 최신 K팝이 흘러나왔다. 집회에 참여한 모든 이는 연령 구분 없이 이들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집회 측에서 나눠 준 플래카드와 형형색색의 응원봉들 사이에선 앳된 얼굴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 중엔 10~20대 여성들도 많았다. 이날 집회 1열에 앉은 최다인·장윤서 양(12)은 "1시간 전부터 왔다. 같은 의견이어서 나왔다"며 "비상계엄 때문에 너무 무서웠다. 나쁘다"고 말했다.

집회 측 관계자도 "3명 중 2명꼴로 10·20세대 젊은 층으로 보인다"며 "집회마다 6명씩 하는 자유발언도 최소 4명 이상은 젊은 층으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청년들이 주도하는 집회'란 인식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집회 관계자는 무대에 올라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집회이기 때문에 욕설은 자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진스 응원봉에 빨간 테이프를 둘러 '내란 수괴 탄핵'이란 문구를 써 붙인 직장인 김모 씨(26·여)는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엔 나오지 못했다"며 "그때 마음에 진 빚을 갚고자 오늘 이처럼 나왔다"고 말했다.

박문수 씨(62)는 "사실 흘러나오는 요즘 노래들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자식같이 느껴지는 어린 세대들이 집회에 나온다는 게 고맙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애완견에 '윤석열 탄핵'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이고 집회 현장에 나온 권오극 씨(50)는 "말도 안 되는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보니 기가 차다"며 "여기 나온 모든 사람과 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권 씨 애완견을 본 시민들은 "너(애완견)도 (탄핵을) 아네" "귀엽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집회 참가자들부턴 "데이트를 포기하고 나왔다" "미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왔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러 왔다" "오늘은 분명히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것"이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울산 촛불집회 현장에 어묵탕, 커피, 핫초코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차를, 전국 공무원 노조 울산지부는 빵을,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삿갓 난로를, 그리고 금속3지부(금속노조 울산지부,현대자동차지부,현대중공업지부)는 무대 음향과 별응원봉을 지원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후 4시로 예정된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 결과를 전광판을 통해 지켜볼 예정이다. 현재 집회에 운집한 인원은 집회 측 추산 2500명, 경찰 추산 1000여명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력을 3중으로 배치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