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현대 부사장 "노조가 생산성 향상 큰역할"
중국 진출 10년 만에 연간 100만대 생산, 생산 차종 12종
차량 1대 생산 소요시간, 국내의 절반
국내에선 상상도 못할 인력 전환배치 가능...인력운영 효율성 높아
- 변의현 기자
(중국 북경=뉴스1) 변의현 기자 = "공장 설립 이후 파업 한 번 없었습니다."
김태윤 북경현대 부사장은 최근 중국 현지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게 된 데는 노동조합인 '공회(工會)'의 역할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경공장의 생산 유연성은 아주 높습니다. 1개 라인에서 4개 차종을 동시에 만들 수 있죠. 시장 요구에 따라 회사가 생산량을 결정하면 공회는 큰 불만 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줍니다."
2002년 현대차와 중국의 북경기차가 5대 5로 합작투자해 설립한 북경현대차는 짧은 기간에 현지 판매순위 4위에 올랐다.
중국진출 10년 만에 생산능력 100만대, 생산차종 12개로 늘린 것. 세계 어느 자동차 메이커도 세우지 못한 신기록이다.
이런 놀라운 성적은 공회가 회사의 결정에 적극 동참해 줬기에 가능했다.
"중국에선 인력 전환배치가 가능합니다. 최적의 인원이 생산라인에 투입되기 때문에 편성효율이 90% 이상에 달합니다."
김 부사장은 "공회가 회사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고, 탄력적인 생산라인 운영과 다차종 생산시스템 구축 등 회사의 경영 방침에 잘 따라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경현대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생산성을 높였는지는 통계가 입증한다.
2007년 현대차 국내공장의 HPV(Hour Per Vehicle·대당 투입시간)은 30.5였고 북경공장은 23.5였다.
그러나 5년 후인 2012년에는 국내공장이 제자리에 머문 반면 북경공장은 18.8로 껑충 뛰었다.
쉽게 말해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국내공장의 절반 가량 밖에 안 될 정도로 생산성을 끌어 올렸다는 얘기다.
편성효율도 마찬가지다. 조립라인을 기준으로 적정 표준인원 대비 실제 투입인원 비율을 의미하는 편성효율은 2012년 기준으로 국내공장은 53.5인 반면 중국공장은 90이다.
이는 인력운영의 효율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국내공장의 경우 차종별 판매량이 변할 경우 인력 재배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위 말하는 노조의 '현장권력'이 인력증원을 필요로 하는 다른 공장이나 공정으로의 배치를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북경현대차는 필요한 곳에 언제든 인력의 전환배치가 가능하고, 작업자도 이를 당연히 여긴다"며 "공회와 힘을 합쳐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사업계획 달성을 위해 공회 스스로 노력합니다. 이들은 국내공장 노조의 파업을 이해하지 못해요"라고 말했다.
bluewater20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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