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려 서울시 저상버스가 외면받는 '불편한 진실'

                                                  서울시는 2004년 교통약자를 위해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 News1
서울시는 2004년 교통약자를 위해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 News1

교통약자를 위해 서울시가 보급한 저상버스가 정작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3일 오후 12시 15분 영등포구청역 버스 정류장 앞.

가만히 서있어도 비오듯 땀이 흘러 내리는 땡볕 아래 지체1급 장애인 정은주(37·여)씨는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등포 구청역을 지나가는 버스 노선은 총 5개. 그 중 저상버스를 보유한 노선은 2개다.

버스를 기다린지 5분이 좀 지나자 저상버스 한 대가 버스 정류장으로 접근해 왔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은주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정류장을 지나쳤다.

다음 버스 도착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에 7분이라는 숫자가 뜨자 은주씨는 "이 정도면 빨리 오는 거예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상버스 리프트의 가파른 경사에 지체장애인 정은지씨와 리프트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버스기사가 황급히 부축하고 있다. © News1
인도의 턱 높이와 저상버스의 리프트 높이가 맞지 않아 차도에 멈출 수밖에 없었던 한 저상버스. © News1
버스기사의 안내 아래 차도를 건너고 있는 저상버스 이용자. © News1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대체로 저상버스의 리프트 작동 시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News1
서울시는 2015년까지 서울시내 버스의 50%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 News1

서울시가 장애인과 고령자, 임산부 등의 교통약자를 위해 2004년 도입한 저상버스는 2011년 12월 말 현재 총 1747대가 운행되고 있다. 서울시 전체 버스 가운데 22.1% 해당하는 수치다.<br>서울시는 정부의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정책에 따라 2015년까지 전체 운행버스의 50%를 저상버스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br>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내버스 운수회사가 저상버스를 구입할 경우 대당 1억원의 지원금을 보전해 주고 저상버스를 많이 보유한 운수회사에는 각종 지원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br>하지만 서울시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상버스를 타는 장애인들의 이용률은 저조하다.<br>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히는 모르지만 장애인 100명 당 1명 꼴로 저상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br>문제는 서울시의 저상버스 정책이 질적인 개선 부분 보다는 차량 대수 확보 등 실적쌓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br>서울시 버스관리과 관계자는 "저상버스 도입에 특별한 기준과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매년 저상버스 도입 목표량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br>이 관계자는 또 "운수회사가 새로운 버스를 구매할 때 저상버스와 일반버스 중 저상버스를 선택할 경우 서울시가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운수 회사가 저상버스를 구매하게 할 강제력은 없다"고 밝혔다.<br>배차간격이 너무 멀다는 장애인의 불만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저상버스 도입률이 낮아서 배차 간격이 긴 것인데 2015년에 50%로 확대되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br>저상버스의 리프트 고장 등에 대한 점검이 연중 1회 불시점검에 그치고 있고 장애인 저상버스 이용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태도 개선을 위해 '운수회사 자체 교육'에 일임하는 서울시 행정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br>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전철우 민주통합당 의원은 "교통약자를 위해서는 저상버스가 하루빨리 100% 도입돼야 한다"며 "저상버스 도입에 관한 기준과 강제성면에서 한국은 많이 약한 편"이라고 밝혔다.<br>이어 "저상버스에 예산배정을 효율적으로 하는 등의 서울시 의지가 중요하다"며 "교통도 하나의 복지로 생각하고 집행부에서 약자를 위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