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 맞은 오세훈…민선 9기 최대 변수는 '사법 리스크'

[오세훈 5기 100일]⑤1심 벌금 1000만원…23일 전후 항소심 선고 예정
명태균 진술 신빙성 놓고 막판 공방…재판 장기화 땐 시정 불확실성 지속

편집자주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의 민선 9기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글로벌 톱3 서울'을 향한 86조 원 규모의 청사진을 내놨지만 시의회 협치와 재원 마련, 정부와의 조율, 사법리스크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뉴스1은 민선 9기 100일을 맞아 '오세훈 5기'의 성과와 향후 4년의 과제를 짚어본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운명의 10월'을 맞았다.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뒤 86조 원 규모의 'G3 서울플랜'을 비롯해 향후 4년간 추진할 청사진을 잇달아 내놨지만, 정작 이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 민선 9기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항소심 판단에 따라 오 시장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민선 9기 서울시정의 추진 동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 2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다. 1심 때와 같은 구형량이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후 2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2100만 원의 비용 대납을 인정해 지난 7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 취임 등이 제한된다.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시장직을 잃게 된다.

100일간 86조 G3 청사진…'실행의 시간' 앞에 놓인 재판

사법리스크는 출범 100일을 앞둔 민선 9기 시정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2030년까지 86조1000억 원을 투입하는 G3 서울플랜을 통해 주택·인공지능(AI)·교통·복지·산업 등을 아우르는 100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건강과 외로움, 자존감을 향후 4년의 핵심 시정 축으로 제시하며 '삶의 질 특별시'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속통합기획과 공공주택 공급, 자율주행 확대,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등 임기 후반까지 이어지는 대형 사업도 산적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와의 협치와 중앙정부와의 정책 조율 등 풀어야 할 정치적 과제 역시 적지 않다.

문제는 주요 사업 대부분이 수년에 걸쳐 추진되는 장기 과제라는 점이다. 항소심에서도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될 경우 대법원 판단까지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정책 추진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계속될 수 있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되거나,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이 선고되면 오 시장으로서는 사법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고 남은 임기 시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박정호 기자
"오세훈이는 몰라요" 녹취 놓고 공방…항소심 판단 주목

항소심 막판 최대 쟁점은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이다. 재판부는 1심에 제출되지 않았던 명 씨와 김 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하고 증거로 채택했다.

녹취에는 김 씨가 여론조사에 대해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 가지고", "나는 시장한테 직접 얘기 들은 것도 없고"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명 씨는 결심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진술서를 제출해 "오세훈이는 몰라요"라고 한 것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전략의 세부 진행 상황을 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은 유력 정치인으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정치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가 지급하도록 했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해당 녹취가 명 씨의 기존 진술과 배치된다며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통화의 앞뒤 문맥을 살펴봐도 오 시장이 여론조사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김한정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명태균을 처음부터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한 것은 깊이 반성한다. 모든 게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자리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다. 제가 평생 지켜온 정치적 원칙과 서울시장으로서의 소명이 거짓과 왜곡으로 훼손되고 중단되는 것이 두렵다"며 "시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을 끝까지 다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