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기 "유진상가·인왕시장, SH 참여 요청…사업 속도 낼 것"
"市·SH 협의 중…서울시 도움 반드시 필요"
"홍제천은 정치 시작과 끝"…주민자치 강조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이 서대문구 최대 개발 현안인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 사업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참여를 요청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난 14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관내 재개발·재건축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곳으로 유진상가·인왕시장을 꼽으며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구도여서 서울시의 도움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SH 사장을 만났고 그 전주에는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만났다"며 "뜻은 전달했고 SH에서 법률적인 부분 등을 검토해 답을 주기로 했다. 긍정적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유진상가·인왕시장 개발은 홍제역 인근 노후 상권을 최고 49층 규모 주상복합단지로 정비하고 유진상가가 덮은 홍제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2003년부터 개발 논의가 이어졌지만 장기간 부침을 겪다가 2023년 역세권 활성화 사업으로 재추진돼 올해 4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서대문구청장이 직접 사업시행자를 맡고 있다.
1조 원대 대형 개발사업의 자금 조달과 사업 지연에 따른 위험을 자치구가 상당 부분 떠안아야 하는 구조인 만큼 개발 전문 공기업인 SH가 시행에 참여해 사업 부담을 나누고 보상·인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것이 박 구청장 판단이다.
유진상가·인왕시장 개발은 박 구청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홍제천 복원과도 맞물린다. 박 구청장은 "유진상가·인왕시장 개발 때 홍제천을 덮고 있는 1㎞ 가까운 구간을 걷어내 자연형 하천으로 완전히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의 정치 이력은 서대문과 홍제천에서 출발한다. 다섯 살 때 서대문으로 이사와 55년가량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홍제천 살리기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서대문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을 각각 두 차례 지낸 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중앙정치도 경험했지만 그의 정치적 관심은 줄곧 생활 현장과 지역 문제에 있었다.
지역정치의 매력으로는 주민과 직접 만나 동네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홍제천 살리기부터 안산 자락길과 생태다리 조성까지 하나의 정책이 현실이 되는 데 수년이 걸리더라도 주민과 소통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홍제천은 내 정치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복개 구간을 열어 자연형 하천으로 완전히 복원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서대문구에서는 54곳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는 정비사업 후보지를 서울시에 추천하기 전 자체 주민의향조사를 실시해 반대 비율이 20% 이상이면 추천에서 제외하고 일정 기간 재신청도 제한하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처음부터 반대가 많은 지역은 아예 안 가는 게 맞다"며 "갈등의 씨를 만들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의 이런 판단 기준 한편에는 주민자치라는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취임 후 1호 결재도 주민자치 활성화를 선택했다. 주민추천 동장제를 비롯해 동장에게 일정한 권한을 주고 주민자치회를 사실상 '작은 의회'처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주민이 모두 100% 옳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소 6대4 정도라면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시민운동 시절부터 이어온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은 민선 9기 구정에도 반영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서대문'을 내세운 박 구청장은 태양광 이용 확대와 함께 배달 다회용기 회수·세척을 공공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배달의민족과는 기존 플랫폼 활용을 검토하고 쿠팡이츠에도 참여를 제안했다고 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강북횡단선 재추진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경제성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해서는 교통 소외지역이 계속 소외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홍은권 교통 사각지대 해소와 간호대역 신설 필요성에 대해선 주민·지역 정치권과 함께 중앙정부와 서울시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자신을 두고 "경청을 잘한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떠올렸다. 구의원과 시의원 생활을 하며 상대 말을 자르는 성향이 생겼지만 구청장 선거에서 낙선 뒤 지난 4년간 주민들을 만나면서 다시 경청의 중요성을 느꼈다고도 했다.
박 구청장이 4년 뒤 받고 싶은 평가는 '주민의 목소리를 끝까지 들은 구청장'이다.
그는 "유진상가도, 교통 문제도 다 해결하면 좋겠지만 내가 스스로 끝까지 할 수 있는 건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이라며 "4년 뒤 '저 친구한테 면담을 신청했더니 거절하지 않더라'는 얘기는 꼭 듣고 싶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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