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항소심 승부수는 '증거 부족'…명태균 진술·공모 입증도 공방

공소사실 절반 증거 부족 인정…'추정 유죄' 법리 공방 본격화
공모 입증·정황증거 해석 놓고 치열한 법리 다툼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즉각 항소를 결정했다.

오 시장 측은 재판부가 공소사실 절반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단하면서도 나머지는 추정에 근거해 유죄를 인정했다며 항소심에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전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문제 삼은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만 유죄로 인정했고, 나머지 5건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본 3300만 원 가운데 2100만 원만 유죄로 인정됐다.

오 시장 측은 판결 직후 "중대한 판결 오류가 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에서 내세울 핵심 논리는 '증거 불충분'이다.

우선 재판부가 검찰이 기소한 범죄사실의 절반을 증거 부족으로 인정하지 못한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동일한 자금 흐름과 동일한 관계에서 이뤄진 여론조사 비용 가운데 일부는 무죄, 일부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보인다', '판단된다', '자연스럽다', '가능성이 있다' 등 추정적 표현을 반복 사용한 점도 항소심에서 문제 삼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정황증거를 토대로 유죄를 인정한 셈인데, 오 시장 측은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요구되는데도 이번 판결은 추정과 정황을 이어 결론을 내린 만큼 법리 오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브로커인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도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명씨 진술 가운데 과장되거나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부 진술은 채택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신빙성이 흔들리는 진술 가운데 결론에 부합하는 부분만 취사선택했다"며 재판부가 명씨 진술을 자의적으로 평가했다고 봤다.

공모 관계에 대한 입증 부족도 핵심 쟁점이다. 재판부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공모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결 역시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정황을 연결해 결론을 내렸을 뿐 공모의 실행행위나 의사 연락을 입증한 증거는 없다는 것이 오 시장 측의 입장이다.

오 시장 측은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뒤집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검찰 역시 1심 판결을 토대로 유죄 판단의 정당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오 시장 사건에는 특검법상 '6·3·3 신속재판' 규정이 적용된다. 1심은 기소 후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직전 판결 선고일부터 3개월 안에 선고하도록 한 규정이다.

규정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항소심 판단은 올해 10월 전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내년 1월 전후 나올 수 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