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에 발목잡힌 오세훈…서울시장직·대권가도 '최대 위기'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1심 벌금 1000만원 '시장직 상실형'
吳, 항소 방침…최종심 결과 따라 민선 9기·대권 구도 변수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 김 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로 1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공동취재)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이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으며 사법리스크가 커졌다.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최종심에서도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물론 차기 대권 도전도 무산된다.

명태균에 발목 잡힌 오세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고,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오 시장과 명태균 씨의 악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원은 당시 오 시장이 강철원 전 부시장과 공모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비용 2100만 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봤다.

오 시장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김 씨의 비용 지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오 시장은 판결 직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1심 판결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있어 중대한 오류"라며 "상급심에서 바로잡힐 것"이라고 항소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법에는 1심을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을 각각 3개월 안에 끝내도록 하는 이른바 '6·3·3' 신속재판 규정이 담겼다. 이 일정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초 대법원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전달 받고 환호 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김도우 기자
5선 서울시장됐지만…사법리스크에 대권 도전 '빨간불'

오 시장은 법원 판결 한 달 반 전 치러진 6.3지방선거에서 초기 열세를 뒤집고 49.22%(257만5819표)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48.07%·251만5560표)를 누르고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선거 내내 패색이 짙었지만 극적인 역전에 성공하며 단번에 보수 진영 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법원이 오 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또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서울시장직을 잃는 것은 물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정치권에서는 항소심이 오 시장 정치 인생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1심 판단에 사실관계와 법리 오인이 있다며 무죄를 자신하고 있지만, 검찰 역시 유죄 판단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은 오 시장 개인의 정치적 명운뿐 아니라 민선 9기 서울시정의 안정적인 운영과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정치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의 죄를 겸허히 인정하고 법적, 정치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