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 "서울 위상에 맞는 Fun한 공간 더 필요"

"도시 대비 건축 투자 적어…정성들인 건물 1000년 보존"
제5회 도시건축비엔날레 개최…"K-건축 선도할 수 있길"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이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은 도시 규모와 위상에 비해 건축에 대한 투자가 너무 적습니다. 엄근진(엄숙·근엄·진지) 도시, 외로운 도시, 밋밋한 도시라 불리는 이유겠지요."

지난 5일 서울시청에서 만난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대규모 공공사업을 예산 낭비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셨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기획관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 고리형 대관람차 '서울링' 등 도시 랜드마크 조성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미래공간기획관에 지난 2023년 부임했다. 지난 9월부터 서울 곳곳에서 진행 중인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역시 임 기획관이 맡은 올해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국내 최초 도시건축 분야 국제행사인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을 주제로 오는 11월 18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 △광화문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다. 총감독은 영국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맡았다.

서울시가 2년마다 개최하는 국제 행사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일인 2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임 기획관은 "도시가 건축 디자인을 통해 더 펀(Fun)한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번 비엔날레의 철학과 맞닿아있다"며 "도시 건축이 단순한 부동산적 가치를 넘어 사람과 삶에 감성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공간을 통해 시민에게 즐거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 기획관은 "싱가포르만 가더라도 훨씬 현대적이고 화려한 명소가 많지 않나. 외국인 관광객에게서도 서울의 건축물은 너무 획일화하고 지루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공공 명소를 만들더라도 앞으로는 지루하지 않은 디자인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토목환경공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시에서 △도시계획국 도시관리과장 △안전총괄본부 도로계획과장 △균형발전본부 균형발전기획관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도시개발 전문가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없애 광장으로 재조성한 '광화문광장 확장' 사업과 지금의 광화문 정면 넓은 땅인 '월대' 복원의 실무를 주도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임 기획관은 "서울의 건축물을 빠른 속도로 허물고 재건축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성을 들이지 않고 재미없게 짓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애착을 담은 건물은 500년, 1000년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건축과 지속가능한 도시는 맞닿아있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헤더윅 비엔날레 총감독이 서울시정에서 열린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간담회에서 주제 및 전시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9.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임 기획관은 K-문화·K-푸드와 같이 한국이 K-건축을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비엔날레 방문객 목표는 100만 명 이상으로 잡았다.

그는 "건축주는 건축이 사회에 주는 영향을 깨달아야 한다. 훌륭한 건축주가 있어야만 훌륭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그 건축주를 변화시키는 것은 일반 시민이기 때문에 이같은 비엔날레를 통해 시민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도시건축비엔날레를 통해 공감대를 이룬 도시 건축 디자인 필요성을 정책으로 연결해 확장해 갈 예정이다. 임 기획관은 "2년 전부터 도시건축 혁신 사업을 통해 혁신적인 건축물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공공사업 건축 공모 등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사례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임 기획관은 끝으로 "도시 인프라 투자를 마치 치적 사업 추진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결국 모두 같이 향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복지에 가까운 사업도 많다"며 "초기 비용은 들어가지만 투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공공사업에 대한 필요성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