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유괴 범죄에 서울시 '안심벨' 만족도↑…벤치마킹 문의 쇄도

10명 중 8명 '만족'…응답자 85% '매일 착용'
추가 신청 문의도 잇달아…내년 전 학년 보급

서울시 초등안심벨. (공동취재) 2025.9.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최근 서울 서대문구와 관악구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괴·납치 미수 사건이 잇따르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상당한 가운데 서울시의 '안심벨'에 대한 만족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 6~7월 안심벨을 사용하는 초등생 1·2학년 학부모와 교사 62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82%가 '안심벨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안심벨을 사용하는 10명 중 8명 이상이 안심벨에 만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유괴와 납치 등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 5월 서울 초등생 1~2학년을 대상으로 배부한 '초등안심벨'은 키링처럼 책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긴급상황 시 뒷면의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곧바로 100㏈ 이상의 날카로운 경고음이 송출되는 안전 장비다. 경고음은 반경 50~70m까지 전달되며 자동차 경적 수준과 비슷하다.

시는 앞서 서울 606개 학교 중 안심벨을 신청한 555개 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11만 3000개의 안심벨을 배부했다. 신청률은 91%에 달했다.

만족도 조사에서 '안심벨이 아동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이들도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안심벨을 사용한 후 불안감이 감소했다'고 답한 이들은 57%로 절반을 넘었다.

안심벨의 '일상착용률'도 85%로 높았다.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는 10%에 그쳤다.

안심벨 제품 자체의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안심벨 기능에 만족한다'고 답한 이들은 82%, '디자인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88%를 차지했다. 시는 초등학생이 안심벨을 사용하는 만큼, 안심벨에 해치&소울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했다.

안심벨의 사용 난이도가 '쉽다'고 답한 이들도 92%에 달했다. 안심벨 사용에 대한 교육이 '충분했다'고 답한 이들 역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다만 일부 '안심벨이 쉽게 분리되거나 금방 깨지고 고리가 풀린다'는 등의 불편사례 역시 접수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이용아동 가운데 1학년이 3662명(58%)으로 가장 많고 2학년이 2165명(34%)을 차지했다. 응답자는 강서구(9.9%)에 가장 많았고, 이어 송파구(6.7%), 강남구(6.0%), 광진구(5.9%), 강동구(5.8%) 순이었다.

이 조사는 전국적으로 유괴·납치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직전인 6~7월에 진행됐다. 이에 따라 최근의 만족도와 실사용률은 더 높아졌을 것이란 예상이다.

(자료사진) 2025.9.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실제 학부모들의 반응 역시 좋다. 서울에서 초등학생 1학년을 양육 중인 학부모 A 씨는 "인근 학교에서 안심벨을 사용해 납치 미수 사건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항상 아이 학교 가방에 안심벨이 잘 달렸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요새 세상이 너무 흉흉한데 안심벨이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 씨도 "맞벌이 부부인만큼 아이의 등하굣길이 항상 걱정인데 안심벨 때문에 걱정이 조금 줄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안심벨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이처럼 안심벨에 대한 만족도와 관심이 높아지자 대전교육청과 충남교육청 등 타 지역 교육청에서의 '벤치마킹' 관련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인들도 안심벨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며 최근 타 교육청에서 관련 문의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앞서 1차 안심벨 신청 당시 미처 신청하지 못한 초등학교의 문의도 많다. 시 관계자는 "미신청 학교로부터 내년도 신청기간을 묻거나 언제 추가 신청을 할 수 있느냐는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초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보급한 안심벨을 내년부터 서울지역 모든 초등학생(약 36만 명)에게 무상 보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최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유괴 시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생 36만 명에게 안심벨을 지원해 호신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