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미래 경쟁력 갉아먹는 '노봉법'…정권 실패 지름길"(종합)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국가성장' 주제 특별 대담
로빈슨 교수 "한국인 덕분에 한국이라는 나라 성공"

오세훈 서울시장 2023.2.1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국가 성장'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열었다.

오 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정치학자 로빈슨 교수와의 대담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을 개최했다.

로빈슨 교수는 시카고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도 형성과 국가 번영의 영향에 대한 기여'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오 시장은 과거 페루와 르완다에서 6개월씩 머물렀던 경험을 통해 로빈슨 교수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읽게 됐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당시 대한민국이 어떻게 짧은 기간에 경제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때 교과서로 삼았던 책이 교수님 책이었다. 제가 교수님 제자 중 하나는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책을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력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단순한 믿음이 한 번도 배신당한 적이 없었고 그것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며 "다만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하다 보니 빈부격차가 생겼고 이 격차를 어떻게 다시 발전 원동력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정치·행정가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날 로빈슨 교수는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은 포용적 경제·정치 제도 덕분에 가능했다"며 "한국이 계속 번영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민주주의를 공고히 유지하고 외부적으로는 다른 국가와의 민주적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덕분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성공 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열정과 꿈을 이룰 환경을 만들었고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었던 것"이라며 "이런 창의성이 한국 유수의 기업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대담에서 오 시장과 로빈슨 교수는 한국 사회 성장,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 청년세대의 미래 비전에 관해 1시간가량 대담을 나눴다.

오 시장은 포퓰리즘에 대해 "표로 심판을 받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속성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유시장경제를 무너뜨릴 정도의 포퓰리즘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적 저항으로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대한민국에는 핫이슈인 노란봉투법이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지지세력인 노조에 큰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 미래를 갉아먹을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감언이설 하는 종류의 포퓰리즘은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집권 후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정책을 내놓고 선의로 포장하는 것은 실패한 정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는 "미국에서도 능력주의를 강조하며 패자와 승자를 가르는 시스템이 있다"며 "시장 경제에서는 불평등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약자를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들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서울런 이용 학생과 대학생 멘토,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담은 서울시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했다.

로빈슨 교수는 오는 12월 열리는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도 기조연사로 참석해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기제, 디딤돌소득'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도시와 국가 번영의 길을 좇아오는 과정에서 로빈슨 교수님의 저서로부터 얻은 깊은 통찰은 서울시 약자 동행 정책의 밑거름이 됐다"며 "오늘 대담이 저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에게 새로운 통찰과 감동을 주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