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없이 스크린도어 자회사만 만든다는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사고 재발방지책 실효성 의문
민자사업 역사는 관리·감독도 어려운 상황
- 정혜아 기자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2호선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해 자회사 전환 등을 재발방지대책으로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인력부족'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서울지하철 안전분야 자회사 설립·운영 계획안에는 인원 추가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31일 뉴스1이 입수한 '서울메트로 안전분야 자회사 설립·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주)서울메트로테크(가칭)를 설립해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운영업체 (주)은성PSD의 직원 167명을 고용승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통상근무로 17명 △강남사업소 주·야간 유지보수 근무로 각각 22명, 16명 △강북사업소 주·야간 유지보수 근무로 각각 22명, 16명 △강남·북 사업소 유지보수 기동반 16명 △기술사업소 33명 △청소 25명 등이 (주)서울메트로테크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 가운데 스크린도어 정비는 125명이 맡는다.
문제는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원인으로 '인력부족'이 지적되고 있지만 현재는 인원 추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고용승계만으로는 125명이 97개 역사의 7700여개의 스크린도어를 정비해야 하는 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최병윤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 상태라면 여전히 '2인1조' 출동원칙은 지켜질 수 없다"며 "외주업체 직원이 죽으나, 자회사 직원이 죽으나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직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회사 설립·운영 계획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내부적으로 인력충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회사 만들 때 인력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민자사업 형태로 24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운영을 맡고 있는 유지메트로컴 역시 인력이 부족해 2인1조 출동이 어렵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계약상 서울시나 메트로가 이에 대해 개입할 여지가 적기도 하다.
서울메트로 측은 유진메트로컴에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신도림역, 시청역 등 이른바 1~4호선 '알짜배기' 24개 역사에 대한 광고권을 주면서 유지보수 업무를 떠넘겼다. 유지메트로컴은 사업권을 따낸 뒤 관련 업무를 다른 업체에 재하청한 상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유진메트로컴이 맡은 24개 역사의 유지보수 업무는 손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의역 사고현장을 찾아 "지하철 안전관련 업무의 외주화를 근본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번이나 발생한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5시57분께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김모씨(19)가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이날 고장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월 성수역,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수리업체 직원 사망사고와 판박이다. 때문에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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