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교육서 영재교육까지…"다문화 교육정책 있지만 인력 절대부족"

[다문화시대를 준비하자-3]확대되는 정부·지자체 다문화정책 대상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이어진 국제결혼 등으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다문화정책 대상도 결혼이주 여성에서 점차 아이들에게까지로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기준 다문화가정의 초·중·고 학생은 전체 학생의 1% 수준을 돌파할 정도로 늘었다. 미취학아동(0~7세)만 따로 떼어보면 다문화자녀가 전체 아이들 중 차지하는 비중은 4%로 더욱 늘어난다.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의 다문화정책도 한국어 교육, 김치 담그기 등 한국문화 교육, 다문지원센터 운영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정책은 무엇보다 한국어 습득을 중심으로 생활습관 교육, 다문화 인식개선 사업 등 전반에 걸쳐져 있으며 심지어는 영재교육까지도 실시되고 있다.

울산은 다문화 학생의 학교생활 부적응과 학습능력 증진을 위해 다문화예비학교에서 별도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기존의 교육이 생활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달리 생활과 학습, 두 부문 모두에서 학생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중도입국 학생의 70% 이상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단어보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교과서용 단어'의 어려움으로 다문화 학생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는 '울산사이버글로벌 학습관 운영사이트'를 개설해 다문화 학생들의 학습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해오고 있다. 재능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교수의 영재교육과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찾아가는 다문화교실'도 운영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을 대상으로 1:1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이중언어교육을 위한 129명의 강사를 일선에 배치했다. 중도입국 및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해선 3개 기관을 대안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수원과 양주 출입국관리 사무소에는 다문화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중도입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등록부터 입학정보 안내, 상담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 학부모에게 학교 입학절차를 안내하는 자료를 제공하고 진로진학설명회 등도 연다.

전북은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위한 방문서비스와 초·중등학교 입학생 예비학부모 교육, 이중언어가족 환경조성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한국 전래 및 창작동화를 다국어로 번역, 생애주기별로 배부하고 있다. 2011년에는 10개 국어로 만들어진 태교동화집 1만5400부, 2012년에는 육아동화집 3만부, 지난해에는 교육동화집 3만부를 배포했다.

정부차원에서는 여성가족부가 지난 6월부터 서대문구, 성북구, 파주시, 당진시, 함평군 등 6개 지역에서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사업은 가정 내에서 영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다문화가정 자녀의 정체성을 확립해주는 동시에 글로벌 인재로서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한국어 능력부터 생활습관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주도는 다문화 자녀들의 언어발달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교육을 지원하는 언어발달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언어발달지원사업에 투입되는 교사는 제주시 3명, 서귀포시 2명 등 총 5명이지만, 이들이 돌봐야 하는 아이들의 수는 1000명이 넘기 때문이다.

박주철 전북 진안센터장은 "개별 아동에 대한 학습 지원, 개별 가정에 대한 지속적 관리는 다문화 자녀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필수적이지만 인력 부족으로 모든 아이들을 꼼꼼하게 챙기긴 힘든 게 현실"이라며 "점진적인 인력확대와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차윤주·고유선·정혜아(서울)·주영민(인천)·남미경(울산)·박중재(광주·전남)·연제민(대전·충남)·이재춘(대구·경북)·정민택(충북)·김완식(부산·경남)·윤상연(경기)·이상민(제주)·김대홍(전북)·신효재(강원)]

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