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윤리委란…실험동물에 '최소한의 복지'<4>
대한민국에서 동물로 살아간다는 것…동물실험 윤리
- 차윤주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동물실험기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ABMRC)' 오픈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동물단체는 연세대학교가 오픈한 에비슨 연구센터에는 개, 돼지 원숭이 등 7800마리 수용, 수용동물의 80%수준인 6000여마리를 동물실험에 사용할 계획이라 밝히며 '동물실험 지상주의'를 규탄했다. 2013.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실험동물에게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운영되는 기구다.
인간의 질병연구나 치료, 아름다움을 위해 실험실로 내몰리는 동물에게 그나마 최소한의 윤리를 지키는지 감시하기에 그 역할이 중요하다.
동물보호법(25조)에 의해 동물실험을 실시하는 기관은 반드시 동물실험윤리위를 둬야 한다. 모든 실험계획 및 동물구매는 위원회의 사전 심의와 승인을 거쳐야 하고, 계획대로 실험을 실시했는지 추후 점검(PAM)도 받는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3~15명으로 구성하는 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개선(Refinement)'이라는 동물실험의 '3R 원칙'이 적용되는지 심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개선을 요청한다.
고등동물을 선택했다면 해당 동물을 선택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너무 많은 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타당성을 따지는 것이다.
동물보호법(23조) 역시 '동물실험을 하려는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 고려하고 최소한의 동물을 사용해야 한다'(대체·감소), '고통이 수반되는 실험은 감각능력이 낮은 동물을 사용하고 진통·진정·마취제의 사용 등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대체·개선) '실험이 끝난 후 지체 없이 해당 동물을 검사해야 하며 (…) 가능하면 빨리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개선) 등 3R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실험동물의 생산 및 관리, 실험이 끝난 동물의 처리도 위원회가 평가할 사항이다. 1년에 한번 이상 사육실과 실험시설을 점검해 실험 동물의 복지 수준 및 관리실태를 확인, 부족하다면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위원회 활동이 동물실험 계획을 심사하는데 치우쳐 위원들이 사육실이나 실험실 실사를 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온도조절기 이상으로 사육실 기온이 치솟아 무균 원숭이 99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다.
위원회에는 수의사 및 민간단체가 추천하는 외부위원이 반드시 1명씩 들어가야 하고, 위원의 3분의 1 이상은 해당 실험기관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위원회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윤리위원이 기관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로만 구성되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실험이나 열악한 실험동물 사육 시설 개선에 소극적일 공산이 크다.
윤문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은 "실험기관이 구미에 맞는 외부위원을 선임하기 위해 민간단체에 '이 사람을 외부위원으로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이는 위원회의 독립성을 무력화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는 동물실험윤리위 외부위원 추천대상자 교육(중부권)이 열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1년에 한차례 중부권과 영남(10월22일), 호남권(10월29일)에서 실시하는 이 교육을 받으면 외부위원의 자격을 얻어 일반인도 동물실험윤리위에 참여할 수 있다.
배우 윤승아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더바디샵 강남역점에서 열린 '동물실험반대 서명 태그를 달아주세요'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4.24 머니투데이/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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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승화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동물권(動物權)에 대한 인식이 발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간과 짝이 돼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에게도 인권(人權)과도 같은 개념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뉴스1은 이같은 시대의 흐름속에서 '대한민국에서 동물로 산다는 것'이란 주제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183만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실에서 사라지고, 유기동물 10마리 중에 1마리만 집에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동물권'이 필요한 부분은 실험동물과 유기동물이다. 뉴스1은 '동물실험 윤리(上)'와 '유기동물 보호(中)' '동물권(下)' 등 세차례로 나누어 보도하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나라 동물권의 현주소를 짚어본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