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탈당 후 출마는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아"(종합)

민주당 당적으로 재선 도전…"소소한 변화가 중요"

(서울=뉴스1) 차윤주 장은지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희망시정 2년 성과 발표회를 열고 있다.박 시장은 이날 "지난 2년 소통과 참여, 사람 중심의 행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임기의 마지막 날까지 시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2013.10.24/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물론 지금 인기가 없긴 하지만 제가 이미 입당해 (민주당의) 당원인 마당에 그 당을 탈당해 다른 신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치를 함에 있어 원칙과 상식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라는 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어떻게 알겠냐"며 "아무튼 정치라는 것은 변화무쌍해 미리 제가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직 시정에 '올인'해 결국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결국 2000억원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기로 한 무상보육에 대해선 "참 어려운 문제인데 (국가보조금 지급율은) 국회와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며 "지금 중앙정부가 제안한 대로 (서울시) 30 대 (정부) 70의 부담비율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2주년 소회에 대해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라 아쉬움과 보람을 회고하기에는 짧다"며 "그동안 18개 구청에 '현장시장실'을 다녔고, 주제별로 현장시장실도 나갔다. 여러분들께 감명과 영감을 얻고, 때로 통절한 자기비판의 순간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힘들 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결심한 뒤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고 답했다.

마을공동체 사업 등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이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사람들이 자꾸 눈에 띄는 것을 하려다 보니 외형적인 것에 매달린다"며 "상식과 원칙, 합리성과 균형에 맞는 시정을 펼치는 것이 당장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숫자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된다. 서울시민들이 제가 이러한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은 거대한 사업 보다는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 작은도서관이나 어린이집, 좋은 평생학습 강좌 등이 중요한 걸 느낄 것"이라며 "동네에서 부모 커뮤니티가 굉장히 인기가 있는데 보육을 고민하다 마침내 동네 이슈도 고민하는 진화과정을 보면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트위터를 통한 대선 개입 의혹, 이른바 '박원순 시장 제압문건'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아마 제가 두려운가 보다"며 "천만 서울시민이 선택해 시장이 되서 시정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제압을 하나. 국회에서 굉장한 논란이 있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니 그쪽에 맡겨놓고 저는 시정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재선용 토건사업'이란 지적이 나오는 경전철 사업에 대해선 "교통복지 차원과 서울시가 다른 외국의 주요 도시들과 함께 선진 도시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재정이 문제인데 전날 발표했던 지하철 9호선처럼 아주 스마트하게 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갖췄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의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는 "대한민국이 부실공화국"이라며 "서울만큼은 더이상 손댈 게 없는 완벽주의로 가야한다. 깨알 같은 꼼꼼한 행정으로 제대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시장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양한 일을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지 시장이 시민들에게 브랜드를 하나 보여주기 위해 올인하면 그런 것들을 다 게을리하게 된다"며 "내년 임기까지는 이런 것들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하고, 이후 하나의 수레바퀴 처럼 저절로 굴러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질 것이다. 서울시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원순노믹스'에 대해선 "서울시의 미래 먹거리는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며 "과를 하나 더 만들어서 국장을 임명했다. 여러 인프라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또한 "가난하고 힘든 서민경제를 담당하는 골목상권이, 재래시장의 혁신에 관해서는 금년 안에 발표할 것"이라며 이밖에도 지식중심·특허중심도시 서울, 도심산업 활성화, 산업단지 육성 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저는 정말 완벽주의자"라며 "부정적인 것은 제로(0) %, 완벽은 100 %를 지향해야 한다. 초기에 공무원들을정말 괴롭혔는데 다들 얼굴이 누렇게 변하는 것을 보고 최근에는 반성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직원들과 함께 비전을 나누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잘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