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마리나 '사실상 부도', 市 이러지도 저러지도
7월 이후 두달째 빚 연체…175억 지급보증 요구에 서울시 '난색'
- 차윤주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2011년 문을 연 (주)서울마리나가 지난 7월 이후 두달째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돈을 빌려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일단 부도처리를 미루고 서울마리나가 연체한 대출금 35억원과 내년 1월 도래할 140억원에 대한 시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위치한 서울마리나 요트 선착장. 2013.9.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시의 여의도 요트나루사업을 운영하는 '㈜서울마리나'가 지난 7월 이후 두달째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마리나는 7월말까지 상환했어야 할 대출금 35억원을 두달째 못 갚고 있다.
돈을 빌려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현재 부도 처리를 미루고, 서울마리나가 연체 중인 대출금 35억원과 내년 1월 도래할 140억원 등 총 175억원에 대해 서울시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는 서울마리나가 밀린 7월 대출금을 갚으면 남은 빚 140억원에 한해 지급보증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인데, 매년 수십억의 적자를 낸 서울마리나가 채무를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마리나는 2011년 5월 요트장 개장에 앞서 그해 1월 SC은행으로부터 205억원을 대출받고 올해부터 3차에 나눠 빚을 갚기로 했다.
그러나 2011년 39억원, 지난해엔 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 1차 상환분 30억원을 겨우 갚았고, 7월에 돌아온 2차분 35억원은 결국 막지 못했다. 내년 1월 갚아야 할 140억원을 갚는 것도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6월 기준 서울마리나는 자산 198억, 부채 318억원의 완전자본잠식상태로, 매출은 11억원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SC은행 대출금 205억원과 별도로 유동성 부채 125억원도 안고 있다.
이에 채권자인 SC은행은 채무불이행 선언을 고려하며 서울마리나와 시를 압박하고 있다. 부도로 요트장이 경매 등에 넘어가면 '헐값'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 원금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SC은행도 부도 처리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마리나는 시가 은행빚 175억원을 지급보증 해주면 원금 회수에 강경한 SC은행 대신 다른 은행을 통해 대출조건을 변경하고, 회원권 판매 등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의회는 사업 초기 '초호화 회원권' 논란이 일자 요트장 회원권 판매를 반대했지만 당시 보다 가격을 낮춘 회원권 판매를 허용해 서울마리나의 자금 조달을 돕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업계 평가에 따라 한강요트장의 가치를 140~150억원 수준으로 보고, 남은 대출금 175억원 중 최소한 7월에 연체한 35억원은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영 한강사업본부장은 이달 초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요트장 평가액이) 150억이 좀 안 된다고 하니 저희가 140억 정도라면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 본부장은 "세빛둥둥섬을 처음에 오픈하기 위해서 많은 공무원들이 고생했지만 결국 감사원 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며 "시대적 요청 때문에 과감하게 (결단)해서 (지급보증을 해도) 이후에 또 부도가 나 문제가 생기면 서울시의 책임으로 돌아오고, 금전적인 문제는 공무원 징계 뿐만 아니고 구상권 청구까지 이루어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35억원 가량의 손해를 감수하고 지급보증 결증을 내려 당장 급한 불을 끈다해도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없고, 추후 다시 부도위기가 오면 시의 책임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마리나가 '제2의 세빛둥둥섬'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는 대책 마련을 위해 법률TF팀을 구성하는 등 최악의 사태까지 염두에 둔 분위기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 요트장 사업의 키는 SC은행이 쥐고 있다"며 "운영권은 전적으로 서울마리나에 있고 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도감독만 할 수 있어 현재 상황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한강 요트장은 오세훈 전임시장 시절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민간자본 270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사업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에 위치한 요트장에는 요트 45대와 계류시설 90선석, 공연장 및 웨딩홀이 들어선 마리나센터 등이 있다.
서울시는 2010년 20년 운영 후 요트장을 기부채납하는 조건(BOT 방식)으로 서울마리나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요트장이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이긴 하지만 부도가 나면 서울시도 책임론을 피할 수 없어 부담이 크다.
오승록 시의원은 "세빛둥둥섬 개장이 지연되면서 여러 말이 나온 것처럼 요트장이 부도가 나면 박원순 시장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며 "부도로 인한 사업장 폐쇄 등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chach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