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무상급식·보육 대치양상…또 아이들 볼모로?

서울시 "하늘이 두쪽나도 무상보육" 여론전
경기도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서울시가 오는 9월 일부 자치구의 무상보육 재정 고갈을 앞두고, 지난 16일부터 대국민 홍보전에 돌입했다. (제공:서울시)© News1

최근 경기도가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가 "하늘이 두쪽 나도 무상보육은 계속한다"고 맞대응에 나서면서 무상급식·보육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논쟁이 확대될 모양새다.

무상급식·보육 논란 재점화는 복지사업 확대로 인한 지자체 재정난에 일차적 이유가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약 10개월 앞두고 지자체장들이 또다시 아이들을 볼모로 정치적 논쟁에 불을 붙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16일부터 무상보육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며 대대적 여론전에 돌입했다.

시는 호소문 형식의 글을 통해 "대통령님,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하셨던 그 약속을 꼭 지켜달라"며 "올해 대통령님 약속에 따라 정부와 국회의 일방적 결정에 의해 무상보육 범위가 전계층으로 확대됐다"고 무상보육 재정 고갈의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다만 "하늘이 두쪽 나도 서울시는 무상보육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복지사업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주말 부터 시내버스 350개 노선, 지하철 1~4호선에서 동영상과 음성으로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또한 옥외전광판·지하철 출입구, 유관기관 등 2만6000여개 장소에 포스터를 붙이고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시가 무상보육 중단 불가 방침을 확임했음에도 당장 내달부터 재정 고갈을 앞둔 자치구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 해법은 제시하지 않아 일부 구의 무상보육 중단에 앞서 명분 쌓기란 관측도 나왔다.

27일 서울시의회 임시회가 열리지만 시는 무상보육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달부터 종로, 중구 등을 시작으로 무상보육에 백기를 드는 자치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일각에선 이번 여론전을 두고 시가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 방침에 대항하기 위해 17개 광역시·도 중 '맏형' 격인 서울시가 이에 제동을 건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 15일 정부의 요구안을 수용해 추경 편성을 알리면서도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860억원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지사는 "무상급식은 정치나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예산의 문제"라며 "빚을 내면서까지 무상급식을 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경기도의 방침에 편승하는 다른 시·도가 나오기 전에 여론을 단도리하고, 9월 자치구의 무상보육 중단을 앞두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오세훈 전임 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무산으로 낙마한 뒤 시정을 맡은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1호 결재'가 무상급식일 만큼 이 문제에 각별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박 시장에게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보육이 최대 이슈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어쨌든 지난해 국무총리가 약속한 대로 무상보육에 대한 추가 부담은 정부가 져야 한다"며 "9월 자치구의 무상보육 재정고갈이란 비상상황을 앞두고 여론전을 통해 무상보육의 전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초·중·고에 무상급식 재료를 공급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곧 감사원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 시는 무상복지 사업과 관련해 또다른 부담을 지게 됐다.

시는 공급업체 선정에 탈락한 일부 업체가 이에 대한 불만으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보수시민 단체는 이를 무상급식·보육 등 '복지포퓰리즘' 반대 여론으로 몰아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