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가입하니 19금 대화요청…랜덤채팅 앱 '미성년자 무방비'

랜덤채팅 앱 직접 써보니…성인 인증 없이 이용 가능 '성범죄' 악용 우려
미성년자라 밝히자 "용돈 필요해?" "교복 입고 나와"…변태적 메시지도

랜덤채팅 앱 대화 캡쳐.2026.07.21/뉴스1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최근 익명성을 앞세운 랜덤채팅 앱이 성매매와 성착취 등 성범죄 통로로 악용되고 있어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앱 상당수가 성인 인증 없이 가입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서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은 2024년 10월 랜덤채팅 앱에서 여중생과 접촉한 뒤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화를 옮겨 만남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의원이 이용한 앱은 휴대전화 번호만 인증하면 나이나 성별, 이름 등 별도로 확인하는 절차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흔한 랜덤채팅 앱이다.

뉴스1은 최 전 의원이 이용한 것과 같은 형태의 랜덤채팅 앱을 무작위로 이용해 봤다. 회원가입을 마친 뒤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인근 지역 이용자들의 대화 요청이 쏟아졌다.

본인을 미성년자라고 밝힌 이후에도 일부 이용자들은 성적 목적의 대화를 이어갔다.

성희롱성 발언을 하거나 금전을 대가로 만남을 제안하는 사례도 있었고, 소변을 보내 달라는 변태적 메시지도 있었다.

자신을 33살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만나주면 15만 원. 교복을 입고 나오면 20만 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채팅 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용자의 실제 연령을 확인하거나 미성년자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는 없었다.

이용자 A 씨(49)는 "간단한 아르바이트가 있다. 어느 지역에 있느냐. 내가 직접 가겠다"며 거주지를 묻기도 했다.

가입 이후 6시간이 지나자 성적 대화나 부적절한 제안 메시지를 보낸 인원만 33명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대화가 제재 없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신고와 차단 기능을 마련한 앱도 있지만, 신고 전까지는 음란 사진이나 부적절한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돼 피해를 막기 어렵다.

게다가 휴대전화 인증만 거치면 성별이나 나이 등 핵심 프로필 정보는 검증 없이 이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랜덤채팅 앱은 익명성을 보장하는 데다 접근도 쉬워 미성년자들이 성범죄를 비롯한 각종 범죄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 범죄 발생 때 가해자 추적이 쉽지 않고 피해 역시 커질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문제는 랜덤채팅 앱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0년 시행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고시'에 따르면 △실명 또는 휴대전화 인증 △대화 저장 △신고 기능 등 '기술적 안전조치' 등 세 가지를 갖추면 청소년유해매체물에서 제외한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익명 채팅 플랫폼의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교 교수는 "다양한 익명 채팅앱은 실명 확인 없이 쉽게 가입할 수 있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엄격한 연령 확인과 실명 인증 절차 강화를 검토하고, 범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규제는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적절한 수준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행위는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처벌 규정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이용자들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을 사는 행위를 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알선·유인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yr05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