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가스폭발 한달…"38년 살던 집 떠났다" "가게 휴업" 고통 여전

주민·상인 "언제 일상 돌아가나요" 호소
보상 책임 불분명…재활비·보험 부담 계속

충북 청주 가스폭발 사고 모습.(자료사진)/뉴스1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충북 청주시 봉명동 가스폭발 사고 발생 한 달이 다 돼가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은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불안과 불편 속에서 살고 있다.

피해 복구가 지연되면서 일부는 객지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트라우마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오랜 휴업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사고 직후 발생한 이재민은 모두 41세대 85명이다. 이들은 학교 강당에 마련된 임시대피소나 친척 집 등에 머물다가 순차적으로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가구가 추가로 복귀했으며 현재는 1가구만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피해가 가장 컸던 아파트 1개 동은 대부분 복구됐으나 나머지 3개 동은 복구율이 30~40% 수준에 머물거나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복구 때문에 상당수 상인은 영업을 재개하지 못했거나 긴 휴업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는 A 씨는 "한 달간 영업을 하지 못하니까 학생들이 그만두기도 했다"며 "사비로 가게를 수리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보상 얘기가 없다"고 전했다.

폭발 현장과 가장 인접한 한 상가는 복구에만 최소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 관계자는 "개업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가게인데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다"며 "폭발 여파로 건물 자체가 기울기도 하고,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건이 되면 이사를 하고 싶은데, 휴업으로 매출이 없어 어렵다"면서 "휴업 기간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사고 이후 불안감과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38년간 살던 거주지를 옮긴 주민도 있었고, 업무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한 주민은 "사고 당시 당직이었던 관리사무실 직원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다가 결국 사직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가스폭발 사고 피해.(자료사진)/뉴스1

경찰과 관계 당국이 조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피해 보상을 누구에게 요구해야 할지도 모른 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시는 차량과 아파트 피해의 경우 자차보험이나 아파트 단체보험 등으로 먼저 복구를 진행한 뒤 향후 책임 주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같은 방식이 현실적인 피해 부담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주장한다.

보험 처리를 먼저 진행할 경우 차량 보험료 할증이나 아파트 단체보험료 인상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 아파트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 단체보험으로 수리하고 있지만, 갱신 전에 구상권 청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할증이 붙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며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피해 주민들도 자차보험 처리에 따른 감가 우려와 보험료 할증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비 지원도 재활 치료 비용 부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입원 치료비 일부는 지원됐지만, 재활 치료비는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2개월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청주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가 직접 추가 보상을 지원한 뒤 추후 책임 주체가 확인되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앞서 청주시는 피해 주민들에게 본인 부담 의료비 최대 500만 원과 생계비, 구호금 등을 지원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1억 5600만 원을 편성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피해 주민 지원금 지급을 위해 부서별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5월 중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 가스폭발 사고 피해.(자료사진)/뉴스1

앞서 지난달 13일 오전 3시 59분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3층짜리 상가 건물 1층 상가에서 LP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민 17명이 깨진 유리창 파편 등에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인근 아파트와 주택 등 600여 세대의 창문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났다.

yr05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