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태아 '병원 41곳' 돌다 사망…"분만실 뺑뺑이 더는 안 된다"

충북 시민단체 "국가가 책임지는 근본 대책 마련 촉구"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충북지역 시민단체인 공정한세상은 4일 "정부는 국가 필수 의료 공급 체계의 설계·재정·법제화로 분만실 뺑뺑이 사건의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청주 한 산부인과에서 입원하고 있던 임신 29주차 산모 태아의 심박수 감소로 전국 상급종합병원 41곳에 상황을 전달했지만 결국 숨졌다"며 "이는 국가 필수 의료 공급 체계 설계 실패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대구에서 28주차 임신부가 4시간 동안 지역 병원을 전전하다 경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쌍둥이 가운데 1명이 출생 직후 숨지고, 다른 1명은 뇌 손상을 입었다"며 "이런 일이 비수도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가 책임 분담 체계'를 제도화해 필수 의료사고를 개인이 아닌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 수가와 재정 구조를 '국가 책임형 보상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필수 의료 인력 정책을 '국가 책임 공급 모델'로 재설계해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에서 국가가 의료 인력을 배치하고 유지하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가는 중앙과 지방이 역할을 분담해 유기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임신 29주차 산모 A 씨(30대)는 청주시 흥덕구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태아 심박수가 떨어져 상급종합병원 전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소방 당국이 전국 41개 상급종합병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 씨가 신고 3시간 20여분 만에 부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태아는 끝내 숨졌다.

이번 사건은 응급 분만과 신생아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병상이 지역 안에서 즉시 연결되지 못한 현실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체는 단발성 병상 확보나 현장 대응 점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이송 체계와 필수의료 인력 유지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