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지인 돈 수십억 가로챈 車등록 대행직원 잠적…피해자들 '쉬쉬'
충북 청주서 발생…직장내 불이익 우려에 신고 꺼려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차량 등록을 대행하는 충북 청주 지역 한 행정사 사무소 직원이 수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였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3월 15·16일 보도)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숨기는 것이다.
19일 지역 행정사무소 직원과 피해자 등에 따르면 청주에서 약 15년간 차량 등록 대행을 한 40대 남성 A 씨가 1월부터 동료와 지인 등에게 돈과 카드를 빌려 쓴 뒤 잠적했다.
한 행정사무소 소속 B 씨는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지인이지만,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리고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등록 대행은 통상 등록에 필요한 비용을 대행자 본인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한 뒤 영업사원이나 구매자에게 돌려받는 방식이다.
등록이 많으면 하루에 수억 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가족이나 지인 카드까지 활용하기도 한다.
B 씨는 "개인 신용카드와 현금만으로는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며 "보통 하루에 수십 건씩 등록하는데 가족과 사촌, 지인 명의 카드까지 동원한다"고 했다.
A 씨는 이 같은 선납 결제 구조를 악용했다. 그는 지인 카드를 빌려 등록 비용을 충당한 후 영업사원이나 구매자로부터 받은 정산금을 챙겨 달아났다.
문제는 이런 피해에도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행정사무소 종사자는 "경찰 수사나 언론 취재가 시작되면 대행 영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신고를 망설인다"며 "잘못하면 직장까지 잃을 수 있어 개인 대출로 연체금을 막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차량 판매 대리점과 영업사원도 A 씨에게 차량 등록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사례도 있지만,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 영업사원은 "대리점과 영업사원이 비용을 A 씨 개인 통장으로 선지급했는데 등록을 안 한 적도 3~4건 있었다"며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등록 비용을 보낸 게 문제가 돼 각자 비용을 떠안았다"고 했다.
이 같은 사기 행각은 올해 1월 중순부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A 씨 인척과 행정사무소 직원, 자동차 영업사원, 대리점, 차량용품점 관계자 등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다수가 피해를 봤고 대략 2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이와 관련한 고소장을 접수한 청주청원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A 씨는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r05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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