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특수' 아까운 제천시…'단종 유배길' 10년전 운 떼다 흐지부지

2013년 원주시와 복원사업 등 협약했지만 결국 무산
시민들 "왕사남 특수 누렸을텐데"…김창규 시장 "복원 고민 중"

'단종의 유배길'로 알려진 충북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와 강원 원주시 귀래면 운남리의 고갯길인 배재.2026.3.6/뉴스1 손도언 기자
지난 2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김진환 기자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흥행하면서 '단종 유배길'도 주목받는 가운데 충북 제천시가 강원 원주시와 손을 잡고 2013년 '유배길 복원사업'을 추진했으나 흐지부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천과 원주를 잇는 단종 유배길이 복원됐다면 이 지역들도 강원 영월군처럼 '낙수효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게 시민 반응이다.

특히 제천~원주 유배길은 단종의 슬픔이 절정에 달했거나 비극적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된다.

6일 제천시와 원주시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2013년 12월 원주시청에서 '제천-원주 연계 관광 업무협약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최명현 제천시장을 비롯해 두 도시의 시장과 대학교수, 전문가, 담당 부서장, 담당자 등 각 9명씩 18명이 참석했다.

두 도시는 이 협약시에서 단종 유배길 복원사업을 포함해 연계 관광지 활성화 방안 등을 서로 고민했다. 그러나 12년이 흐른 현재 이 사업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최명현 전 제천시장은 "제천시 백운면 배재부터 강원 원주시 신림면 사이의 단종 유배길을 잇기 위해 원주시와 복원 사업을 계획했다"며 "시장을 그만두고 이 사업은 '없던 일'로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왕과 사는 남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흥행하고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이 사업이 복원됐다면 아마 제천과 원주도 관광객 특수를 봤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왕사남 신드롬이 계속되자 원주시는 올해부터 '단종 관련 행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오는 7월 25일 단종유배길 역사문화트레킹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원주사랑 대행진을 추진하는데, 올해는 단종 유배길을 걷기로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단종의 왕사남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원주시도 이에 발맞춰 '단종'과 관련한 행사로 변경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천시는 현재 기존 행사를 단종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김창규 제천시장은 지난 4일 제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왕사남이 핫 이슈다. 제천도 단종 유배길이 있는데, 이 유배길을 어떻게 복원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55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