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화학물질 누출 작년 이어 또…주민 "후유증 고통, 불안해요"
"위험했던 상황 겪어보니 안개만 끼어도 두려워"
인근 음식점들 "예약 취소, 손님 발길 끊겨" 호소
- 장예린 기자
(청주=뉴스1) 장예린 기자 = 지난해 연이은 화학물질 누출로 주민 피해가 이어졌던 충북 음성에서 또다시 누출 사고가 발생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분쯤 음성군 금왕읍 화학제품을 보관하는 물류업체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누출된 물질은 수산화나트륨으로 피부나 눈에 닿으면 심한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사고는 화물 컨테이너에 액체 상태로 보관돼 있던 수산화나트륨 일부가 외부로 새어 나오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수증기가 발생했으나 정확한 누출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근로자 16명이 있었는데 모두 자력으로 대피하면서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던 수산화나트륨 12톤을 모두 수거했다.
음성에서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21일 대소면의 한 액체연료 공장에서 지하 저장탱크에 보관하던 VAM(4류 위험물) 6만 리터 중 약 400리터가 지상으로 누출됐다. 닷새 뒤인 26일에도 같은 물질 누출 사고가 또 났다.
이 사고로 인근 주민 100여 명이 구토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여파로 벼와 무, 호박, 토마토, 블루베리 등 81.8㏊ 규모의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금왕읍 금왕테크노산단 내 공장에서 화학물질(CHP80)이 누출돼 직원 22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처럼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반복되자 주민 불안은 더욱 커졌다.
금왕읍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재난 안전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지만,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해야 했다"며 "방문한 손님들도 불안에 떨며 식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대기가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는데, 화학물질 사고로 예약도 취소되고 손님도 뚝 끊겼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대소면 화학물질 사고 인근 업체 관계자 B 씨는 현재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가스 누출 사고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또 "위험했던 상황을 겪어보니 지금은 밖에 안개만 껴도 두렵다"며 "지자체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후유증까지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음성뿐 아니라 지난달 19일에는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에서도 화학물질인 인산 30리터가량이 누출되기도 했다.
반복되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산업단지 등 공장 밀집 지역에 대한 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자치단체에서 조치가 잘 안됐기 때문"이라며 "사고 발생 시 대비책이 잘 구축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 안전 관리 강화와 피해 마을 주민 보상 등 충북도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yr05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