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버리고 '진보' 갈아탄 그 선택…독 될까 득 될까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합리적 진보' 내세워 충북교육감 출마
4년 전 선거 땐 '보수 후보 단일화' 참여…4년 뒤엔 "보수 지양"

충북교육감 선거 출마 선언하는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자료사진)/뉴스1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4년 전 충북교육감 선거 때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던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62)이 '합리적 진보'를 내세워 6월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진보' 가치를 앞세운 그의 선거 행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진보 진영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져 선거 기간 적잖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8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 충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3년 현장 교육 전문가이자 '합리적 진보' 후보로 19대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충북교육의 대전환을 통해 교육자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실용주의 교육철학을 통해 '함께 미래를 여는 희망 충북교육'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2022년 선거 당시 현 윤건영 충북교육감과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던 김 회장이 6월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것인데, 진보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내 "각종 비리 의혹과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여 단 하나의 의혹조차 명확히 해소하지 못한 김진균 회장이 교육감 출마를 선언했다"며 "스스로를 합리적 진보라 칭하며 교육 수장 자리에 오르겠다고 나선 행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밝혔다.

그러면서 "청주시체육회 출연금 대폭 삭감·납부 지연, 회계 부정 의혹, 기업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 충북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수당 셀프 인상·직위 남용 의혹 등 김진균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갖은 의혹으로 청주시의 감사까지 받은 김 회장을 직격한 것인데 참여연대는 "이런 상황에서 교육감 출마 선언은 시민을 무시하고, 충북교육을 농락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김 회장이 '합리적 진보'를 참칭하는 것은 진보의 가치를 훼손하는 망발"이라며 "진보라는 이름을 빌려 자신의 의혹을 희석하려는 얄팍한 시도에 불과하다"고 짚기도 했다.

또 "그의 행보 어디에서도 진보의 색을 찾을 수 없다"며 "평생 보수의 길을 걷던 사람이 갑자기 진보라고 우기면 진보 교육감 후보가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런 비판을 예상한 듯 김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반합'의 변증법을 언급하며 "저는 젊었을 때는 진보적 입장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수적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수를 지양해 발전된 '합리적 진보'로 나아가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반윤건영 단일화'든 '진보 단일화'든 적극 응하겠다"고 했다.

충북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추진위원회 후보 추대 기자회견(자료사진)/뉴스1

지난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으나 그동안 외연을 확장하고 이번 선거에서는 노선을 바꿔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보수 지양'과 함께 '합리적 진보'를 내세운 그의 출마로 충북교육감 선거는 보수 진영의 현직 교육감에 도전하는 진보 진영의 후보들 간 다자구도로 윤곽이 그려졌다.

앞서 진보 진영의 '충북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추진위원회'는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고, 조동욱 전 충북도립대학교 교수도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를 예고했다.

여기에 김 회장까지 진보 진영 후보로 가세하면서 6월 충북교육감 선거는 다자구도 가능성과 함께 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전체의 판세를 가를 전망이다.

지역 교육계 한 인사는 "최근 선거를 보면 교육 현안이 다층화·세분화하고, 학부모 표심의 급속한 변화 등으로 이념 구도가 옅어진 특징이 있지만, 각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여전히 선거의 최대 승부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보수색이 짙은 인물인데, 스스로만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모든 진영에서 외면받을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며 김 회장의 행보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충북교육감 선거 예비 주자들. 왼쪽부터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윤건영 현 충북교육감,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자료사진)/뉴스1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