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만 키운 고창섭 충북대 총장 '조건부 사직'…후폭풍 확산

직원회·학장협의회 "책임 있는 사퇴" 촉구

고창섭 충북대 총장./뉴스1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의 조건부 사직 의사 표명 이후 학내 혼란이 이어지면서 책임 있는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충북대 직원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명확한 이행 계획과 책임 있는 조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구성원 간 혼란과 불신만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원회는 총장이 사직 의사를 밝힌 뒤 이를 다시 조건부로 전환한 데 대해 "스스로 밝힌 사의 표명을 조건부로 바꾼 것은 결코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직 시기를 명확히 밝힐 것 △총장 사직이 예정된 상황에서 직무대행 체계와 주요 행정 의사결정은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학내 중간 관리자들로 구성된 학장협의회도 총장 서한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학장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총장의 서한은 대학의 혼란을 수습하기보다 갈등을 구성원에게 전가하는 내용"이라며 "사직 시기와 절차를 대학 3주체에 떠넘기는 방식은 책임 있는 총장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장은 더 이상의 혼선을 초래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통합 추진 과정에서 불거졌다. 충북대는 통합을 전제로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지정됐으나,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실시한 구성원 찬반 투표에서 교수·직원·학생 3주체 모두 과반이 반대했다.

이로 인해 사업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고 총장은 구성원 투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충북대 교수회도 지난 16일 성명을 내 "조건부 사직이나 재협상이 아닌 즉각적인 사퇴가 필요하다"며 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jaguar97@news1.kr